[프라임경제] 금융감독원이 해외 부동산펀드 등 고위험 펀드에 대한 투자자 보호를 강화한다. 오는 30일부터 고위험 펀드의 핵심 투자위험을 간이투자설명서 첫 페이지에 기재하고, 자사 동종상품에서 과거 손실률이 20%를 초과한 사례가 있을 경우 관련 손실내역도 공개하도록 한다.
금감원은 9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주요 부동산펀드 자산운용사와 금융투자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해외 부동산펀드 등 고위험 펀드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자산운용사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재완 금감원 부원장보와 자산운용감독국장 등 금감원 관계자 4명,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본부장과 자산운용사 8개사 운용본부장·준법감시인 등 총 18명이 참석했다. 금감원은 그간 추진한 투자자 보호 강화조치를 설명하고 업계 준비 상황과 의견을 청취했다.
해외 부동산펀드와 리츠(REITs)는 통상 해외 현지 선순위 대출과 국내 투자자의 후순위 지분투자가 결합된 구조다.
이에 임대수익이 발생하더라도 부동산 감정액이 하락하면 기한이익상실(EoD)이나 강제매각으로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일부 상품에서는 기초자산 부실화와 후순위 지분투자 구조로 투자금 전액손실이 실제 발생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글로벌 지정학적 위험과 금리 불확실성 등 시장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중·후순위 투자 등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출시할 경우 설계·제조 단계부터 손실 가능성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부원장보는 "운용사는 일련의 투자자 보호 조치들을 철저히 준수해 상품 제조업자로서 상품 리스크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고위험 공모펀드는 주요 위험요인을 투자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며 상품 설계·제조 단계부터 투자자 관점에서 위험요인을 파악하는 '투자자 우선 원칙'을 내재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상품 출시 전 과정에서 준법·소비자보호 등 관련 부서의 내부통제 강화도 주문했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해 해외 부동산펀드 전액손실 사태를 계기로 주요 운용사를 점검한 결과, 현지업체의 실사 내용에 구체성이 부족하고 평가 결과에 대한 문서화도 미흡한 사례를 확인했다.
이에 지난 4월1일부터 해외 현지업체가 수행한 부동산 실사에 대해 자산운용사가 직접 자체심사를 실시하고 내부통제 부서가 평가의견을 작성하도록 했다. 대표이사와 준법감시인 등은 해당 내용을 확인·서명해야 한다.
투자자가 최악의 상황에서 예상되는 투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펀드 손익성과 그래프 및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 분석 결과도 증권신고서에 첨부하도록 했다.
오는 30일부터는 해외 부동산·해외 리츠, 주가연계펀드(ELF)·파생결합펀드(DLF), 레버리지·인버스, 커버드콜, 목표전환, 금현물, 해외 재간접 등 총 10종의 고위험 펀드에 '펀드 핵심위험 표준안'이 적용된다.
운용사는 간이투자설명서 첫 페이지에 원본손실 위험 1개와 상품별 특수위험 3개 등 총 4개의 핵심 투자위험을 기재해야 한다. 해외 부동산펀드의 경우 원본손실 위험을 비롯해 자금차입에 따른 위험, 배당금 미수령 위험, 환율변동 위험 등이 포함된다.
자사 동종상품 가운데 과거 손실률이 20%를 초과한 사례가 있을 경우 펀드명과 투자지역·자산명, 손실 발생일과 규모 등도 공개한다.
특히 임대형 부동산펀드는 후순위 지분투자 구조로 인해 임대수익과 관계없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선순위 대출채권자의 담보권 행사로 투자금 일부 또는 전액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하도록 했다.
금감원 자체 심사도 강화된다. 금감원은 올해 1월 자산운용감독국 내 특별심사팀을 신설하고 해외 부동산펀드 등 고위험 펀드에 복수의 심사 담당자를 지정하는 집중심사제를 도입했다.
앞으로 해외 부동산펀드 심사 과정에서 현지실사 자체점검 보고서가 충실하게 작성·첨부됐는지와 투자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위험이 핵심위험 표준안에 맞게 기재됐는지 등을 면밀히 살필 방침이다. 투자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선순위 대출채권자가 부동산을 임의 처분할 수 있는 고위험 상품 구조인지도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서 부원장보는 "상품 출시 전 과정에서 준법, 소비자보호 등 관련 부서의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등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며 "금감원도 해외 부동산펀드를 포함한 고위험 펀드에 대해서는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엄격히 심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