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더 글렌드로낙의 스타일은 강렬한 하이랜드 위스키 원액과 풍부한 셰리 캐스크의 만남입니다."
8일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에서 열린 더 글렌드로낙 200주년 기념 마스터 클래스. 임병진 더 글렌드로낙 브랜드 앰버서더는 200년에 걸쳐 이어진 브랜드의 정체성을 이같이 설명했다.
1826년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에서 시작한 더 글렌드로낙이 올해 설립 200주년을 맞았다. 긴 시간 동안 마스터 블렌더도, 위스키를 둘러싼 시장 환경도 달라졌다. 그럼에도 브랜드 정체성의 중심에는 전통적인 제조 방식과 셰리 캐스크 숙성이 자리한다.
더 글렌드로낙 증류소는 제임스 알라다이스가 자신의 농장 부지에 세웠다. 1826년 첫 증류 이후 전통적인 생산 방식을 이어왔다. 2017년부터는 위스키 매거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최초의 여성 마스터 블렌더 레이첼 베리가 생산을 이끌고 있다.

1826년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에서 시작한 더 글렌드로낙이 올해 설립 200주년을 맞았다. = 김은수 기자
임 앰버서더는 "200이라는 숫자는 오래됐음을 넘어 시대의 경험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면서 만들어진 시간의 축적"이라고 말했다. 세대별 마스터 블렌더의 스타일에는 차이가 있지만 앞선 세대가 쌓은 유산과 장인정신은 계승됐다는 설명이다.
그 중심축은 셰리 캐스크다. 더 글렌드로낙은 전체 생산량의 90% 이상을 스페인산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한다. 국내 위스키 애호가 사이에서 '셰리 몬스터'와 '셰리의 왕'이라는 별칭이 붙은 배경이다.
스페인산 오크가 가진 풍부한 탄닌은 긴 숙성을 거치는 동안 원액에 깊은 자연색과 풍미를 더한다. 하이랜드 스피릿에 셰리 캐스크 특유의 섬세함과 깊이를 결합하는 것이 더 글렌드로낙이 내세우는 스타일이다.
이날 마스터 클래스에서는 코어 라인업과 200주년 기념 제품을 차례로 비교했다. 테이블에는 12년, 15년, 18년에 이어 200주년 기념 제품인 '보인스밀 하우스 에디션'이 놓였다. 같은 증류소의 원액이 숙성 기간과 캐스크 구성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는 방식이다.

12·15·18년이 더 글렌드로낙의 셰리 캐스크 숙성법을 단계적으로 보여줬다면 보인스밀 하우스 에디션은 그 전통에 200주년이라는 서사를 더했다. = 김은수 기자
제품명에 담긴 '보인스밀 하우스'는 더 글렌드로낙 역사의 출발점과 맞닿아 있다. 1771년 건축된 이곳은 알라다이스 가문이 생활하는 공간이자 사람들을 초대해 술과 음식을 나누는 환대의 장소였다. 더 글렌드로낙은 200년 전 풍경을 현재의 한 병에 다시 담겠다는 구상 아래 보인스밀 하우스 에디션을 내놨다.
14년 숙성 싱글 몰트인 보인스밀 하우스 에디션은 더 글렌드로낙의 전통적인 셰리 캐스크에 클라레 레드 와인 캐스크를 더한 제품이다.
레이첼 베리는 보인스밀 하우스 에디션을 "과거와 현재의 풍요로운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화려한 풍미"라고 표현했다.
12·15·18년이 더 글렌드로낙의 셰리 캐스크 숙성법을 단계적으로 보여줬다면 보인스밀 하우스 에디션은 그 전통에 200주년이라는 서사를 더했다.

14년 숙성 싱글 몰트인 보인스밀 하우스 에디션. = 김은수 기자
임 앰버서더는 "앞선 제품에서 셰리 캐스크에 집중했다면 보인스밀 하우스 에디션에서는 그 전통 위에 더해진 화려하고 풍요로운 표현을 느낄 수 있다"며 "200년의 과거를 현재의 한 잔으로 다시 탄생시킨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200년이라는 시간을 보다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제품도 있다. 이날 함께 공개한 '더 글렌드로낙 1968'이다.
56년이라는 세월을 캐스크 안에서 보낸 제품으로, 더 글렌드로낙이 200주년을 맞아 시간의 가치를 강조하기 위해 내놓았다. 전 세계 생산량은 200병에 불과하다. 국내에는 이 가운데 3병이 들어왔다.
패키지 역시 '시간'이라는 콘셉트를 강조했다. 위스키를 감싸는 캐비닛 외부에는 아메리칸 블랙 월넛을 사용했고 내부는 퀼티드 메이플로 마감했다.

더 글렌드로낙 1968 전 세계 생산량은 200병에 불과하다. 국내에는 이 가운데 3병이 들어왔다. = 김은수 기자
목공 장인 존 갈빈이 제작한 캐비닛 하나에는 148개의 개별 조각이 들어간다. 이를 하나로 이어 붙이는 데 약 80시간이 필요하다. 수십 년간 천천히 숙성한 위스키를 감싸는 패키지 역시 사람의 손과 시간을 들여 완성한 셈이다.
200주년을 맞은 더 글렌드로낙이 전면에 내세운 것은 새로운 제조법이 아니다. 1826년부터 이어온 셰리 캐스크 숙성이라는 정체성이다.
보인스밀 하우스 에디션이 200년 전 창립자의 연회와 환대 문화를 현재의 한 잔에 되살렸다면, 56년은 실제 흘러간 시간을 위스키와 패키지에 담았다.
임 앰버서더는 "더 글렌드로낙의 200년을 관통하는 것은 시간과 장인정신, 캐스크"라며 "창립자가 시작한 셰리 캐스크에 대한 철학이 세대를 거쳐 이어졌고 그 시간이 지금 한 잔의 위스키로 완성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