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2분기 국민소득과 기업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지만 소비 증가세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총저축률이 5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속보치와 같은 0.6% 성장했으며 반도체 호황에 기업이익과 명목 GDP 증가폭도 크게 확대됐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했다.
앞서 지난 7월 발표된 속보치 이후 추가 자료를 반영한 결과 정부소비(0.2%→0.1%)는 하향 수정됐지만 건설투자(-0.2%→-0.1%), 지식재산생산물투자(3.3%→3.4%)는 각각 상향 조정됐다. 이에 2분기 성장률은 속보치와 같은 0.6%를 유지했다.
김화용 한은 경제통계2국 국민소득부장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강한 성장세가 지속됐다"며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반도체와 관련 기계·장비 수출이 늘면서 순수출이 플러스 기여를 지속했고, 내수에서도 민간소비와 지식재산생산물투자가 성장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총저축률은 45.6%로 전분기 대비 3.9%포인트(p) 상승해 관련 통계가 공표된 1970년 1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순저축률도 8.8%에서 9.7%로 올랐다. 반면 국내총투자율은 24.2%로 1.1%p 떨어져 1975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김 부장은 "소득은 늘었지만 소비는 그만큼 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이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며 "남아 있는 저축을 통해 소비가 증대되면서 수요 측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총투자율 하락은 투자 자체가 크게 줄어서라기보다 소득 증가 속도가 더 빨랐던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김 부장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국내투자도 늘었지만 전체 소득이 더 많이 증가하면서 국내투자율이 낮아졌다"며 기업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향후 국내투자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분기 대비 3.1%,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분기 대비 3.7%, 전년 동기 대비 15.7% 늘었다.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감소했지만 교역조건 개선으로 실질무역이익이 38조7000억원에서 58조5000억원으로 확대되면서 GDP 성장률을 웃돌았다.
김 부장은 "수출가격이 수입가격보다 더 크게 상승하면서 실질 구매력이 개선됐다"며 "교역조건 개선 폭도 1분기보다 2분기에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기업이익 48.2% 급증…명목 GDP 47년 만 최대폭
올해 2분기 명목 GDP는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해 1979년 3분기(27.7%) 이후 47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업 수익성을 보여주는 총영업잉여도 전분기 대비 18.5%, 전년 동기 대비 48.2% 급증했다. 전기 대비 증가율은 관련 통계가 공표된 2010년 2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김 부장은 "명목 GDP 성장세 확대는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 수익성 개선을 의미한다"며 "이는 먼저 총영업잉여 증가로 나타나고 정부소득과 가계소득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 제조업뿐 아니라 화학제품과 운송장비 제조업, 도소매 등 여타 업종으로도 실적 개선 흐름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며 "기업의 영업이익이 가계로 이전되고 소비가 늘면 다른 업종으로도 전파될 수 있지만 파급에는 시차가 있다"고 부연했다.
명목 GDP 증가폭 확대에는 물가 요인도 작용했다. 경제 전반의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21.9% 상승해 1980년 4분기(26.6%) 이후 가장 높았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디플레이터가 56.6% 급등, 내수 디플레이터도 중동전쟁 영향으로 3.6% 올라 2023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김 부장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3.3%에 대해 "산술적으로 하반기 전기 대비 성장률이 분기당 0.2~0.3% 수준이면 연간 3.3% 성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