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7일 찾은 경기도 여주시 오금동 씰리침대 신공장. 전망대 너머로 펼쳐진 생산현장에는 매트리스가 만들어지는 순서에 맞춰 설비와 작업대가 놓여 있었다. 원단을 누비고 봉제하는 작업부터 스프링을 조립하고 매트리스를 완성하는 과정까지, 공정마다 작업자의 손길이 이어졌다.
생산라인 끝에서는 매트리스를 뒤집는 설비와 검수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완성된 제품도 이곳을 통과해야 포장할 수 있다. 문제가 발견되면 앞선 공정으로 돌려보내 보완한다. 공장 규모를 키우면서도 숙련 인력이 공정마다 품질을 확인하는 생산 방식을 유지한 것이다.
씰리코리아가 새 여주공장을 공개하며 국내 생산 확대와 아시아 수출 거점 육성에 나섰다. 완제품 생산시설을 확장한 데 이어 현재 수입에 의존하는 스프링까지 국내에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윤종효 씰리코리아 대표는 이날 국내 공장 설립 배경에 대해 "한국 소비자가 굉장히 까다롭고 수면 환경도 어려운데, 여기에 가장 적합한 프리미엄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체 공장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유동완 씰리코리아 공장장, 윤종효 대표, 김정민 마케팅 상무. = 이인영 기자
씰리코리아에 국내 생산은 성장의 전환점이었다. 윤 대표가 합류한 2012년만 해도 미국 수입 제품이 70%,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이 30%를 차지했다. 환율이 오르거나 기상 상황으로 선박 운항에 차질이 생기면 제품 공급에도 영향을 받는 구조였다.
2016년 첫 여주공장을 세운 뒤 국내 생산 기반을 넓혔고, 현재는 호주에서 수입하는 '헤인즈'를 제외한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윤 대표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약 1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신공장 이전으로 생산 면적은 기존 7920㎡에서 1만5183㎡로 약 두 배 확대됐다. 8시간 기준 최대 생산능력도 약 300조에서 500조로 늘었다. 기존 공장은 폐쇄하고 생산 기능을 신공장으로 모두 옮겼다.
층고 11m의 단층 생산현장은 퀼팅·봉제·빌드 공정으로 이어진다. 누빔기 4대가 매트리스 상판과 옆단을 만들고, 봉제 구역에서는 재봉기 12대를 활용해 부품을 제작한다. 이후 스프링과 내장재, 원단 등을 조립하고 봉합해 매트리스를 완성한다.
공장을 움직이는 기준은 주문이다. 미리 대량으로 생산해 판매하는 대신 고객이 주문한 제품을 만드는 '풀 방식'을 적용했다. 운영하는 매트리스는 110여종으로, 다양한 제품을 소량씩 생산하는 구조다.
김정민 씰리코리아 상무는 "각각의 체형이 다른 만큼 자기에게 맞는 매트리스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110여종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설명에 따르면 매트리스와 베이스를 합친 하루 평균 생산량은 303개다. 각 공정에서 검수를 거쳐 월 불량률을 약 0.02%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생산 과정의 낭비를 줄이는 '린 생산방식'을 적용하면서 불량이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물류동에서도 주문 생산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포장을 마친 제품 라벨에는 제한된 고객 정보와 배송 예정일이 표시돼 있었다. 주문과 제품을 일대일로 연결하고, 스캔을 통해 생산 완료와 출고 상태를 관리한다. 주문 후 영업일 기준 5일부터 배송이 가능하다.
완제품은 물류동에 잠시 보관한 뒤 전국 배송 거점으로 출고한다. 주문 취소나 배송 연기 등 예외를 제외하면 보관 기간이 길지 않다는 설명이다. 신공장에는 약 450개 팔레트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고, 제품을 안전하게 옮기기 위한 팔레트도 자체 개발했다.
구매동에는 매트리스의 핵심 부품인 스프링이 압축된 상태로 보관돼 있었다. 현재 스프링은 호주와 중국의 씰리 공장에서 전량 공급받는다. 수입 비중은 각각 약 절반이다. 고가 제품에는 주로 호주산을, 중가 이하 제품에는 중국산을 사용한다.
씰리는 티타늄 합금과 이중 열처리, 압축과 복원 과정을 거치는 베일링·언베일링을 스프링의 차별점으로 제시했다. 현장에서는 압축된 스프링을 설비에 넣고 서서히 풀어 생산에 투입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이 스프링을 국내에서 만드는 것이 다음 단계다. 씰리코리아는 여주공장 인근에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스프링 생산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빌드는 상판, 옆단, 스프링 등 봉제된 원단과 조립된 내부를 봉합해 제품을 완성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있다. ⓒ 씰리코리아
윤 대표는 스프링 공장 투자 효과로 물류 부담 완화와 공급 안정성을 꼽았다. 컨테이너 한 대에 스프링 약 350개가 들어가는 만큼 연간 7만개를 공급하려면 약 200개 컨테이너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국내 생산으로 전환하면 해상운송과 기상 상황, 국제 정세에 따른 공급 변수를 줄일 수 있다.
그는 "수요가 10만개 이상이 되면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수입하는 것보다 직접 생산해 공급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스프링용 소재는 포스코산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포스코와 직접 공급을 협의한 단계는 아니다. 소재를 재가공해 공급할 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투어 마지막 순서는 안전관리 설명과 라돈 측정 시연이었다. 담당자가 RAD8 장비를 작동시키자 매트리스의 라돈·토론 측정이 시작됐다. 회사 측은 24시간 동안 1시간마다 측정값을 수집해 자체 보고서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유해성 검사와 공장 자체 검사, 외부 전문기관 검증을 거치는 방식이다. 한국표준협회의 라돈 안전제품 인증을 매년 갱신하고, 신제품도 출시 전 연세대 라돈안전센터의 측정 결과를 확인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씰리침대 '모션 플렉스' 제품. 씰리코리아는 총 6종의 모션침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 씰리코리아
씰리코리아는 확대한 생산 기반을 국내 수요 대응과 수출 확대에 활용할 계획이다. 중국과 몽골, 카자흐스탄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추가 수출 기회를 찾고 있다.
윤 대표는 "생산량의 15~20% 정도는 수출 물량으로 채웠으면 좋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고 그 효과가 여주와 지역사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열심히 영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