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미약품(128940)이 의약품 품질보증(QA) 업무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한다. 평택 바이오플랜트의 표준작업지침서(SOP) 약 4000종을 AI가 학습하도록 한 뒤 품질문서 검색과 분석, 연간품질평가보고서(APQR) 작성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하반기 출시를 앞둔 비만 치료제 '에페'의 생산을 앞두고 품질관리 체계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향후 AI 기반 품질관리 모델을 다른 사업장과 그룹사로 확산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달 28일 서울 송파구 한미 C&C스퀘어에서 한미약품과 삼성SDS, 메가존클라우드, 셀렉트스타 주요 관계자들이 'AX 원스톱 바우처 지원사업' 발족식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한미약품
한미약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전담하는 'AX 원스톱 바우처 지원사업'의 제약·바이오 부문 지원 대상 기업으로 선정돼 'Hanmi Q-Agent' 구축에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AX 원스톱 바우처는 AI·클라우드·데이터를 활용한 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한미약품은 삼성SDS, 메가존클라우드, 셀렉트스타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품질보증 영역의 AI 적용 및 실증에 나선다.
이번 사업에서 한미약품은 전체 사업을 총괄한다. 사내 SOP와 품질문서를 비롯해 IT 거버넌스, 정보보안, MES·LIMS·QMS 등 주요 시스템 연계를 담당한다. 삼성SDS는 AX 인프라 구축을 맡고, 메가존클라우드는 AI 솔루션 구현과 튜닝을 진행한다. 셀렉트스타는 데이터셋 구축과 AI 신뢰성 평가를 통한 제3자 검증을 담당한다.
사업은 지난 7월 시작해 내년 12월까지 2년에 걸쳐 진행된다. 1차년도 사업비는 약 17억원이며 이 가운데 정부지원금은 약 10억원이다.
핵심은 품질문서를 사람이 직접 찾아 비교하고 작성하는 기존 업무를 AI 기반 협업 체계로 전환하는 데 있다.
우선 올해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사용하는 약 4000종의 SOP를 AI가 학습하도록 하고, 관련 문서를 기반으로 근거를 제시하며 답변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담당자가 필요한 SOP를 일일이 검색하거나 규정 간 차이를 확인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 내부 시설 모습. © 한미약품
2차 년도에는 AI가 학습한 데이터를 활용해 APQR의 항목별 보고서 초안을 자동으로 작성하는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품질 관련 자료의 검색과 분석에서 나아가 반복적인 문서 작성 업무까지 AI 활용 범위를 넓히는 셈이다.
특히 범용 AI를 그대로 활용하기보다는 업스테이지의 '솔라(Solar)' 모델을 기반으로 한미약품의 품질 업무에 맞게 튜닝한다. 회사 내부의 품질문서와 업무 체계를 반영한 AI 모델을 구축해 품질보증 업무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한미약품이 QA 분야의 AI 전환에 나선 배경에는 의약품 생산 과정에서 품질문서 관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작지 않다. 제약업계에서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해진 기준과 절차에 따라 생산됐다는 점을 문서로 관리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I 적용이 실제 업무시간 단축으로 이어질 경우 연구개발이나 신약 상업화 등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인력을 집중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첫 적용 거점으로 평택 바이오플랜트를 선택한 것도 향후 상업화와 연결되는 지점이다. 한미약품은 평택 바이오플랜트를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등 주요 신약의 상업화를 뒷받침하는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에페'의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어 생산 과정에서의 품질보증 체계 역시 중요해진 상황이다.
한미약품은 평택에서 구축한 AI 기반 QA 모델을 향후 팔탄사업장과 R&D센터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적용 분야도 QA에서 QC(품질시험), R&D(연구·임상), RA(인허가), PV(약물감시) 등으로 넓히고 한미사이언스, 한미정밀화학, 북경한미약품 등 그룹사 전반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AI가 품질관리 업무에 직접 활용되는 만큼 정확성과 신뢰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한미약품은 이를 위해 셀렉트스타를 통한 데이터셋 구축 및 AI 신뢰성 평가 등 제3자 검증 절차를 사업에 포함했다.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하반기 출시를 앞둔 '에페'의 품질 보증 업무를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 평택을 시작으로 그룹사 전반에 성공적인 AI 혁신 모델을 확산해 K-제약의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