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주항공청 개청 이후 남해안의 신성장 축으로 주목받는 경남 사천시가 도시의 외형적 확장보다 '체감형 정주 여건'에 방점을 둔 공간 구조 대수술에 돌입했다.
첨단 국가산업단지 조성에만 몰두하다 야간 도심 공동화 현상과 인구 유출을 겪었던 과거 지방 혁신도시나 산업단지 도시들의 패착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포석이다.

양재규 도시건설국장이 사천시 미래도시 100년 설계를 발표하고 있다. ⓒ 사천시
사천시는 최근 도시기본계획 재정비를 비롯해 우주항공복합도시 조성, 해양 관광 거점화, 생활 안전 및 원도심 재생 등 14개 핵심전략 사업의 로드맵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실행 궤도에 올렸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우주항공청이 들어선 용현면을 중심으로 주거와 생산, 교육과 휴양이 한곳에서 순환하는 자족형 복합도시 모델을 정착시키는 데 있다. 시는 이달 경남도에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신청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개발계획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사천시의 이 같은 접근법이 과거 포항의 철강, 거제의 조선업 등 단일 제조업에 편중됐던 산업 거점 도시들과 궤를 달리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충북 오송이나 전북 혁신도시 등 다수 비수도권 신도시들이 직장과 주거, 여가가 분리되면서 '주말 공동화' 현상을 겪은 반면, 사천시는 우주항공 클러스터와 남일대 유원지 일대 3600억원대 체류형 리조트 인프라를 동시에 맞물려 정주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연구 인력과 기술 인재의 가족 단위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일터 뿐만 아니라 여가 기반을 선제적으로 깔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외곽 신도시 개발에 따른 원도심 쇠퇴를 차단하기 위한 균형 발전 장치다. 대구시나 대전시 등 주요 대도시가 신규 택지 개발 과정에서 기존 구도심의 급격한 노후화를 경험했던 것과 비교해, 사천시는 사천읍 원도심에 200억원 규모의 '지·산·학 글로컬 현장 캠퍼스'를 구축해 청년층을 유입시키는 전략을 세웠다.
우주항공청 및 국내외 대학과 연계한 실무 교육 거점을 구도심 한복판에 배치해 신도시와 원도심의 동반 성장을 꾀하는 구조다.
뿐만 아니라 급격한 도시화 속에서도 농어촌 배후지를 동시에 품고 있는 도농복합도시의 취약점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도서 지역 주민들의 해상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100톤급 대체 차도선 투입, 농촌지역 생활거점 확충, 155개 하천에 대한 집중 정비와 저수용량 1만㎥ 규모의 고지대 배수지 신설 등 상하수도·방재 인프라를 전면에 배치했다.
기후변화로 잦아진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동서금동 일원 등에 300억원이 넘는 하수관로 정비 사업을 병행하는 것 역시 신구 도심 전반의 '안전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이와 함께 신혼부부·출산가구의 주택구입 대출이자 보전과 농막 신고 시 도면 무료지원 등 체감형 행정 서비스가 촘촘히 맞물려 있다.
전문가들은 거시적인 국가 첨단단지 개발과 미시적인 생활 밀착형 지원이 단절되지 않고 하나의 패키지로 작동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100년 지속가능 도시'가 완성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양재규 도시건설국장은 "이번 사업들은 사천의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시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주환경과 생활안전을 개선하기 위한 핵심사업"이라며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을 비롯한 대규모 개발사업과 생활밀착형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