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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 시총 상향' 6개월 숨고르기…"급격한 기준 인상, 내재가치 왜곡 경계해야"

벤처·중소업계 한숨 돌렸지만…"단기 주가 부양 아닌 실질 경쟁력 회복이 관건"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26.09.07 13:58:56
벤처·중소업계 한숨 돌렸지만…"단기 주가 부양 아닌 실질 경쟁력 회복이 관건"

금융당국이 부실기업 퇴출을 위해 추진해 온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 강화 시점을 6개월 뒤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관련해 전문가들은 '퇴출 기준 상향 자체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불과 1년여 만에 기준이 수배 이상 급격히 치솟는 정책 드라이브가 '주가와 기업의 실제 가치 간 괴리를 간과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프라임경제] 금융당국이 부실기업 퇴출을 위해 추진해 온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 강화 시점을 6개월 뒤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수급 불균형으로 위기에 몰린 중소·벤처기업들의 현장 목소리를 수용한 조치다. 

아울러 일정 재무 요건을 충족한 기업에는 코넥스 이전상장이라는 '퇴로'도 열어주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퇴출 기준 상향 자체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불과 1년여 만에 기준이 수배 이상 급격히 치솟는 정책 드라이브가 '주가와 기업의 실제 가치 간 괴리를 간과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 상폐 기준 상향, 내년 7월 연기…일정 재무 요건 시 코넥스 이전 허용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당초 2027년 1월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던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 상향' 적용 시점을 2027년 7월1일로 6개월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정부가 마련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에 따라 올해 7월1일부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는 시가총액 300억원, 코스닥 상장사는 200억원에 30거래일 연속 미달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의 유예기간 중 45거래일 연속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내년 1월부터 코스피 500억원, 코스닥 300억원으로 기준이 한 단계 더 강화될 예정이었으나, 높은 시장 변동성과 수급 불균형을 호소해 온 벤처·중소기업계의 건의를 감독당국이 받아들여 유예를 결정한 것이다.

이와 함께 시가총액 기준에는 미달하지만 기초 체력을 갖춘 기업을 위한 '코넥스 이전상장' 방안도 병행된다. 

자본잠식 상태가 아니면서 △최근 3개 사업연도 중 2개 연도 영업이익 흑자이거나 △최근 3개 연도 중 1개 연도 흑자 및 자기자본 200억원 이상인 기업은 코스닥·코스피에서 퇴출될 때 정리매매 없이 기존 가격을 유지한 채 코넥스 시장으로 이전할 수 있게 된다.

◆ 코스닥 시총 기준 40억→300억 '속도전'…"시장 비효율성 간과 우려"

시장에서는 이번 6개월 유예 조치에 안도하면서도, 퇴출 기준 상향 속도가 지나치게 가팔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상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시총 기준은 지난해 12월 31일까지만 해도 40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 1월 150억원으로 4배 가까이 뛴 데 이어, 불과 6개월 만인 7월 200억원으로 상향됐다. 예정대로였다면 내년 초 300억원까지 불과 1년 만에 기준이 7.5배 폭등할 뻔한 셈이다.

이에 대해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폐지 요건 중 하나로 시가총액을 고려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며, 경제 성장이나 물가 상승을 반영해 수년에 한 번씩 상향하는 것은 합리적인 제도 관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개정이 지나치게 급격하게 추진되는 것은 주가가 항상 기업의 내재가치를 안정적으로 반영하지는 못한다는 점을 간과한 조치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주식시장은 완벽하게 효율적이지 않으며, 특정 시점의 주가는 기업의 내재가치와 무관한 외부 요인으로 폭등락할 수 있다"며 "기업의 장기 가치는 내재가치에 수렴하겠지만, 단기적인 저평가 원인이 기업의 수익성·성장성·건전성과 무관할 수 있음을 정책 당국과 시장 참여자 모두 유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단기 부양책 몰두 금물…"본업 경쟁력 회복이 근본 해법"

기준 상향이 6개월 유예되면서 코스닥 200억~300억원대 한계권 기업들은 구조조정과 실적 개선을 위한 귀중한 시간을 확보하게 됐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기업들이 이 유예기간을 '주가 부양을 위한 꼼수'로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최근 기준 미달을 피하기 위해 감자나 무리한 합병, 테마성 이벤트에 편승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폐 기준 유예와 코넥스 이전상장 길 마련은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완충 장치일 뿐"이라며 "기업 스스로가 연구개발(R&D) 투자와 경영 효율화를 통해 본업 경쟁력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6개월 뒤 닥쳐올 퇴출 칼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엄 연구원은 "특정 기업의 주가는 장기적으로는 해당 기업의 내재가치에 점점 수렴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내재가치와 무관한 외부 요인으로 폭등락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와 함께 "시장 참여자들은 이 고(저)평가의 원인이 항상 합리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해당 기업의 수익성·성장성·건전성과 무관한 외부 요인으로부터 비롯된 것일 수 있음을 염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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