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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의 섬 남해, 바래길 걷기 참가자 모집

9월20일 에코촌·비자림·강진만 일원서…노르딕워킹·자연공예·공동드로잉·철새탐조·식문화체험

강경우 기자 | kkw4959@hanmail.net | 2026.09.04 10:58:09
[프라임경제] 길을 걷는 행위가 단순한 유산소 운동이나 경관 감상을 넘어, 삶의 상처를 보듬고 공동체의 온기를 되살리는 치유의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제주올레길이 촉발한 1세대 트레킹 붐과 지리산둘레길이 이끈 2세대 명상형 걷기를 지나, 이제는 지역의 고유한 생태와 예술, 식문화를 입체적으로 엮어내는 이른바 '3세대 로컬 융합형 걷기'가 주목받고 있다. 그 최전선에 경남 남해군이 있다.

회복의 섬 남해, 바래길 걷기. ⓒ 남해군

남해군과 남해관광문화재단은 오는 9월20일 남해바래길 2코스 일원에서 '회복의 섬 남해, 바래길 걷기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참가자를 모집한다. 

경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후원하는 '2026 시도 문화예술기획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지난달 한여름 밤을 밝혔던 야간 걷기 '노을에서 달빛까지'에 이은 두 번째 기획이다.

행사는 9월20일 일요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로 나눠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이동면 에코촌에서 신체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노르딕워킹 전문 코칭을 받으며 첫발을 뗀다. 스틱을 짚으며 안정된 리듬으로 비자림 숲길에 들어서면, 곧이어 예술적 교감의 시간인 '각자의 손길, 하나의 바래길'과 마주한다.

비자림 숲 그늘 아래서 참가자들은 숲과 길에서 발견한 자연물을 만지며 손작업을 진행하고, 각자 화폭에 담아낸 드로잉을 하나의 대형 작품으로 연결한다. 낯선 이들이 길 위에서 만나 각자의 시선을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해가는 과정 자체가 곧 단절된 현대인의 유대감을 복원하는 예술적 치유다.

발걸음이 갯벌과 바다가 맞닿은 강진만 일대에 다다르면 길은 거대한 야외 생태 교실로 변모한다. 철새 서식지로 이름난 강진만의 갯바람을 맞으며 전문 생태 해설사의 안내로 날아드는 새들과 숲의 식생을 관찰하는 '바래길에서 만나는 철새'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전국의 수많은 지자체가 저마다 둘레길을 조성하고 트레커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이번 남해의 프로그램이 유독 돋보이는 이유는 바로 '바래'라는 인문학적 뿌리를 식문화로 승화시켰다는 점이다.

'바래'는 남해의 어머니들이 바닷물이 빠지는 물때에 맞춰 갯벌과 바위틈에서 미역, 고둥, 굴 등 해산물을 채취하던 고된 생업 행위를 일컫는 토속어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묵묵히 걸었던 그 길은 늘 갯것을 이웃과 나누던 온정의 통로이기도 했다.

프로그램의 대미를 장식하는 '함께 만드는 바래 밥상'은 바로 이 나눔의 정서를 고스란히 복원한다. 참가자들은 집에서 각자 한 줌씩 챙겨온 쌀을 커다란 솥에 한데 모아 밥을 짓는다.

남해의 바다와 들녘이 길러낸 제철 식재료와 전통 바래 음식을 곁들여 둘러앉은 밥상은, 타인이었던 이들을 식구(食口)로 묶어주는 따스한 연대의 장이 된다.

남해관광문화재단 관계자는 "남해바래길은 남해 사람들의 땀과 애환, 그리고 나눔의 미덕이 고스란히 새겨진 길"이라며 "숲과 바다의 생명력을 느끼고, 함께 음식을 나누는 이 특별한 하루가 일상의 무게에 지친 도시민들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시 나아갈 힘을 얻는 회복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걷기 프로그램은 깊이 있는 체험과 참가자 간의 밀도 높은 소통을 위해 오전과 오후 각 30명씩, 총 60여명의 참가자를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해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프로그램의 세부 일정과 접수 방법은 남해관광문화재단 공식 홈페이지와 SNS 채널에서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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