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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법률 가이드] AI 음악 등록 기준, 음저협 철회 이유

 

장현지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 | hyunji.jang@dlglaw.co.kr | 2026.09.04 08:44:43
[프라임경제] 생성형 AI는 이제 음악 창작에서도 낯선 존재가 아니다. 작곡가는 멜로디를 구상하기 위해 AI를 활용하고, 편곡자는 다양한 사운드를 실험한다. 작사가는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브레인스토밍 도구로 AI를 사용한다. AI는 이제 인간의 창작을 단순히 보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멜로디나 가사, 편곡 등 창작적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에도 직접 관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질문이 있다. AI를 활용해 만든 음악도 음악저작물로 신고·등록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러한 음악은 저작권법상 어디까지 보호받을 수 있을까.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는 최근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실무적 기준을 제시했다. 하지만 불과 22일 만에 이를 철회했다. 

음저협은 지난 8월3일 AI 활용 음악에 관한 '음악저작물 신고·등록에 관한 규정'과 '음악저작권 신탁계약약관'의 개정 내용을 발표했다. 인간 창작자가 작사·작곡·편곡 과정에 실질적이고 주도적으로 참여한 경우에는 인간이 창작한 부분에 한해 신탁 등록을 허용한다. 

이 내용은 인간의 실질적인 창작 개입 없이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생성된 이른바 '100% AI 생성물'은 등록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또 AI를 어느 단계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활용했는지, 인간이 어떤 창작적 기여를 했는지 등을 확인하도록 했다. 필요한 경우 창작 과정에 관한 자료 제출이나 기술적 검토 및 내부 심의를 거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 기준은 오래 유지되지 못했다. 음저협은 지난 8월25일 제8차 이사회를 열고 AI 활용 음악과 관련한 규정 개정을 철회하기로 의결했다. 

그 배경에는, AI 활용 음악의 저작물성·인간의 창작 기여를 어느 범위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관해 보다 폭넓은 사회적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문화예술계 안팎에서 제기된 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 또한 8월18일 이러한 취지의 공식 공문을 음저협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간의 실질적인 창작 기여가 없는 이른바 '100% AI 생성물'에 대해서는 신탁 등록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음저협의 기본 입장은 유지된다. 이번에 철회된 것은 주로 인간과 AI가 함께 관여한 음악에 대해 어떤 기준으로 인간의 창작적 기여를 판단하고 이를 신고·등록할 것인지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이다. 

개정 규정이 시행된 기간 동안 이미 등록된 AI 활용 음악에 대해서는 등록 취소 절차가 진행된다. 접수는 됐으나 아직 등록이 완료되지 않은 저작물은 새로운 기준이 마련될 때까지 처리가 유보될 예정이다. 

이후 음저협은 국회·정부·창작자·산업계 등과의 논의를 거쳐 관련 기준을 다시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음저협이 불과 몇 주 만에 철회한 개정 기준 자체가 전혀 낯선 접근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저작권청(U.S. Copyright Office) 역시 AI를 활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저작물 전체의 등록 가능성을 일률적으로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인간이 창작한 표현만이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원칙 아래, AI가 생성한 부분과 인간이 창작한 부분을 구분해 등록을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 저작권청은 AI를 이용한 저작물을 등록할 경우, 인간이 창작에 기여한 부분은 신청서의 'Author Created' 항목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AI가 생성한 부분이 미미한 수준을 넘어서는 경우에는 이를 공개하고, 'Limitation of Claim' 항목 내 'Material Excluded'에 기재해 등록 청구의 범위에서 제외되도록 하고 있다. 

즉, 단순히 'AI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최종 결과물에서 인간의 창작적 기여와 AI가 생성한 부분을 구분해 저작권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분' 방식은 AI 활용 창작물의 저작권 보호를 둘러싼 쟁점의 복잡성을 잘 보여준다. 창작자가 단순히 영감이나 아이디어만을 얻기 위한 도구로 AI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여러 AI 결과물 가운데 일부를 선택·배열하는 경우도 있다. 또 결과물 생성의 상당 부분을 AI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이 어느 정도까지 창작에 개입해야 저작권법상의 창작적 기여를 인정할 수 있을지에 관한 명확한 하나의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인간과 AI의 기여를 가능한 범위 내에서 구분한 후,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확인되는 부분을 중심으로 기존의 저작권 원칙을 적용하는 방식은, 현시점에서 나름대로의 현실적인 타협책이 될 수 있다.

한국 음저협이 이번에 마련했던 개정 기준 역시 이러한 미국 저작권청의 방식과 상당 부분 유사했다. 오히려 이번 음저협의 개정 철회 과정에서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 문제는 '어떤 기준이 타당한가'뿐 아니라, '그 기준을 누가 마련해야 하는가'에 관한 부분이다.

한국 음저협에 대한 신고·등록은 미국 저작권청에의 저작권 등록과는 그 성격과 법적 효과가 다르다. 미국 저작권청에의 저작권 등록은 미국 저작권법에 따른 절차로서, 저작권 자체가 등록에 의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경우 원칙적으로 저작권 침해소송을 제기하기 위한 선행 요건이 되는 등 권리행사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반면, 한국 음저협은 음악저작권 신탁관리업을 수행하는 민간단체로서, 음저협의 신고·등록은 음악저작물과 관련된 권리관계를 관리하고 사용료를 징수·분배하기 위한 절차다. 따라서 음저협의 신고·등록 기준이 곧 저작권법상 저작물성을 판단하는 법적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음저협이 국내 음악저작권의 신탁관리와 사용료 징수·분배 실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어떠한 음악을 신고·등록 대상으로 인정할 것인지에 관한 기준은 실제 음악산업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AI가 활용된 음악에서 인간의 창작적 기여를 어느 범위까지 인정할 것인지, AI 생성 부분을 어떻게 취급할 것인지와 같은 문제는 신탁관리 실무에 그치지 않고 저작권법상 저작물성이나 저작자성, 권리 범위에 관한 논의와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아직 충분한 사회적·법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음저협이 AI 활용 음악에 대해 인간의 창작적 기여를 판단하고 신고·등록 여부를 결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선제적으로 마련한 것이 적절한지에 관한 문제도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음저협의 기준이 국내에서의 저작권에 관한 법적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더라도, 음악산업에서 갖는 실질적인 영향력이 큰 만큼, 보다 폭넓은 사회적 논의와 법·제도적 검토를 거쳐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음저협의 첫 시도가 의미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22일 만의 철회는 AI 활용 저작물에 관한 기준의 중요성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줬다. 

아울러 이번 논의는 AI를 활용한 창작에 있어서의 과정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비록 개정 규정은 철회됐지만, 당초 개정 규정이 요구했던 것처럼, AI를 어떠한 방식으로 활용했는지,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창작자가 어떻게 선택·수정·편집했는지, 인간이 직접 창작한 부분은 무엇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작업 기록과 수정 이력 등은 실제 저작물성이나 권리 범위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인간의 창작적 기여를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결국 음저협의 AI 음악 등록 기준 도입과 철회는 AI 활용 저작물과 관련해 우리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인간과 AI가 함께 관여한 결과물에서 인간의 창작적 기여를 어떻게 구분하고 어디까지 보호할 것인지, 그리고 그 기준을 누가 어떠한 절차를 거쳐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논의가 필요하다.

AI 시대에도 저작권법이 던지는 본질적인 질문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AI를 사용했는가'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이 무엇을 창작했는가'다. 이제 그 질문에 어디까지, 그리고 누가 답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장현지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
와세다대학교 국제교양학부 졸업 / 옥스퍼드 대학교 미술사학과 석사 졸업 /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前) 대림미술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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