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109개 공공기관의 통폐합을 골자로 한 고강도 기능개혁의 칼을 빼 들면서, 경남진주혁신도시가 거대한 소용돌이의 한가운데 섰다.
이번 개혁안의 핵심 타깃이 진주에 터를 잡은 핵심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남동발전이기 때문이다. 진주시는 정부 발표 직후 통합 발전공기업 유치와 분리 신설 LH 본사의 전면 존치라는 승부수를 던지며 발 빠른 방어선 구축에 돌입했다.
이번 개편안의 최대 뇌관은 단연 발전 5개사의 통합과 LH의 조직 분리다. 정부가 남동발전을 비롯한 5개 발전공기업을 가칭 '한국발전'으로 일원화하는 안을 제시하자, 진주시는 남중권의 재생에너지 벨트 연계성과 기존 남동발전 사옥 재활용을 통한 막대한 청사 신축 비용 절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미 전력 인프라와 청사가 확보된 진주가 국가적 재정 낭비를 막을 최적의 합일점이라는 논리다.
반면 LH 개편은 '방어전'의 성격이 짙다. 정부가 토지·주택 공급을 맡는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거복지를 담당하는 '주택도시자산공사'로 쪼개는 안을 구체화하자, 진주시는 두 기관 모두 진주에 남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LH 본사가 구축해 놓은 산학연 생태계와 정주기반이 이미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조직 분리를 틈타 핵심 기능이 타 지역으로 유출될 경우 혁신도시의 근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번 정부 발표는 전국 지자체 간의 치열한 세력 싸움에 다시 불을 붙였다. 호남권(나주 한전 중심의 에너지밸리)과 충청권(보령 중부발전·태안 서부발전 중심) 역시 통합 발전공기업 유치를 노리며 각축전을 예고하고 있어, 진주시의 인프라 절감 논리가 정부 설득의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특히 대구·부산 등 기존 혁신도시들이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이전을 두고 금융·산업 거점 선점을 선언한 상태라, 진주시 역시 40개 목표 기관을 추리고 유휴부지와 공실을 재정비하는 등 실리 중심의 선제 타격에 나섰다.
도시계획 및 균형발전 전문가들은 이번 개편을 두고 기관 쪼개기가 지역 균형발전의 취지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통폐합 과정에서 정치적 논리로 기관 기능이 흩어질 경우, 지난 10여년간 쌓아온 혁신도시 집적 효과가 순식간에 와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토교통부가 공공기관 2차 이전의 5대 원칙으로 '기존 혁신도시 중심 집적 배치'를 천명한 만큼, 지자체는 막연한 당위성 대신 즉시 입주 가능한 유휴 인프라와 지역대학·산업 간의 실질적 연계성을 증명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4분기 공공기관 세부 로드맵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기관 재편이라는 거대한 파고 속에서 진주시는 통합본사 유치와 LH 온전한 사수를 위해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