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홍원식 전 남양유업(003920) 회장이 회사를 상대로 443억원대 퇴직금을 요구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오히려 퇴임 전 받은 급여와 상여금 가운데 11억여원을 회사에 돌려주게 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이규훈 부장판사)는 전날 홍 전 회장이 남양유업을 상대로 제기한 임원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남양유업이 홍 전 회장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는 일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홍 전 회장이 남양유업에 11억7200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홍 전 회장은 2024년 3월 남양유업 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같은 해 5월 회사의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을 근거로 443억5775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2009년 마련된 남양유업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에 따라 퇴직 당시 연봉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봤다.
다만 남양유업이 2023년과 2024년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를 각각 50억원으로 정한 결의가 법원에서 취소되면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유효한 연봉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재판부는 홍 전 회장의 퇴직 당시 연봉을 0원으로 보고 퇴직금 청구권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홍 전 회장이 퇴임 전 받은 보수 일부도 반환 대상이 됐다. 재판부는 2023년 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지급된 급여와 상여금 가운데 11억7200만원을 부당이득으로 인정했다.
다만 남양유업이 보수를 지급하면서 원천 공제한 건강보험료 약 1억2200만원은 홍 전 회장이 실제로 받은 돈이 아니라는 이유로 반환 대상에서 제외했다.
남양유업은 판결 직후 "1심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하며 구체적인 판결 내용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남양유업은 443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현금 유출 부담을 덜게 됐다. 홍 전 회장이 요구한 금액은 남양유업이 올해 추진한 약 31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액을 웃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52억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흑자 전환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했다. 실적 회복 국면에서 퇴직금 지급 가능성까지 사라지면서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홍 전 회장은 이번 민사소송과 별도로 횡령·배임 및 배임수재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3년과 추징금 43억원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