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8월26일 진주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운 1500여명의 손에는 보라색과 노란색이 섞인 손피켓이 일제히 들려 있었다. 피켓마다 적힌 문구는 선명했다.

조규일 진주시장이 경남진주혁신도시 완성을 외치고 있다. = 강경우 기자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경남진주로 △LH 분할이전 반대! 본사 진주 존치 △공공기관 2차 이전 경남진주혁신도시로, 서부 경남의 중심축인 혁신도시가 정책적 표류 속에서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역사회의 불안감이 정·관계와 시민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 원동력이었다.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조규일 진주시장은 주먹을 쥐어 올리며 "이번 결의는 단순한 구호 외치기가 아닌 진주의 명운과 서부 경남의 자족성을 지켜내기 위한 시민의 결단"이라며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결의대회는 단순한 유치 행사를 넘어, 그동안 방어에 머물렀던 지역의 목소리를 '기존 거점의 고도화'라는 정책대안으로 전환해 중앙 정부에 직접 전달하겠다는 선언적 성격을 띠었다.

진주지역 인사들과 시민, LH 직원들까지 경남진주혁신도시 완성을 염원하고 있다. = 강경우 기자
◆전국 지자체 '2차 이전' 진주의 차별화 전략…'실리와 경제성'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전국 혁신도시간 유치 경쟁은 극에 달해 있다. 전북·전남 등 타 권역이 금융·에너지 분야 기관의 추가 분산 배치를 요구하는 가운데, 진주시는 '인프라 재활용을 통한 국가 예산 절감'과 '초광역 결절점'이라는 현실적 카드를 꺼내 들었다.
5대 발전공기업 통합 논의와 관련해, 진주는 2014년 이전한 한국남동발전의 기존 본사 사옥과 인프라를 그대로 흡수·확장할 수 있다는 점을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새로운 부지 매입과 청사 신축에 투입될 수천억원의 혈세를 아끼고 통합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지리적으로 영남과 호남의 주요 발전 거점 시설을 1시간 안팎으로 잇는 접근성까지 갖춰 입지적 타당성이 충분하다는 논리를 구축했다.
국토균형발전 전문가들 역시 1차 공공기관 이전의 한계로 지적되어 온 '단순 물리적 분산'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전국으로 기관을 잘게 쪼개 배치한 탓에 혁신도시들이 배후 산·학·연 생태계를 갖추지 못하고 '나홀로 섬'으로 전락했던 전례를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항공우주청 개청 등으로 우주항공·방위산업 클러스터가 구축되고 있는 서부 경남 권역에 연계 공공기관이 집중될 때, 비로소 자족성과 생산성을 겸비한 초광역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정치적 배려에 따른 기관 분할이나 분산 배치가 다시 시도될 경우, 행정 비효율과 중복 투자로 인해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경고도 뒤따른다.

진주시가 경남진주혁신도시 완성 시민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 강경우 기자
◆LH 리스크 차단…9월 로드맵을 향한 총력전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2021년 부동산 사태 당시 거론되었던 LH 분할 시도가 재점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명확한 경고를 보냈다. LH는 진주혁신도시의 고용과 세수, 상권을 지탱하는 기둥 공기업인 만큼 본사 기능 축소나 분할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경남도와 진주시는 결의대회에서 모인 시민들의 뜻을 바탕으로 오는 9월 예정된 정부 정책 발표 전까지 국회와 중앙부처를 상대로 전방위적 건의 활동에 들어간다. '기존 앵커기업의 수성'과 '통합본사 유치'라는 진주의 복합 전략이 정부의 균형발전 로드맵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