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경북문화관광공사가 법인카드 사용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최근 수년간 수천만원이 넘는 예산을 부적정하게 집행한 사실이 경북도 감사에서 드러났다.
특히 법인카드 199장의 비밀번호를 모두 동일하게 설정하고, 담당자 변경 때 인계인수 절차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관리체계 전반에 허점이 노출됐다.
경북도 감사 결과에서 공사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체크카드 사용이 금지된 행사운영비, 광고선전비, 판매촉진비, 시설비 등 예산 항목에서 총 78건, 4037만원을 체크카드로 결제했다.
지방공기업 예산편성기준상 체크카드는 정해진 예산 항목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행사운영비와 광고선전비 등에는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공사는 관련 기준을 반복적으로 어기며 체크카드를 사용해 예산 집행의 적정성에 의문을 남겼다.
개인카드 사용도 도마에 올랐다. 공사는 2025년 3월 전국 협의체 회의 참석을 위한 항공료 59만원을 직원 개인카드로 결제한 뒤 여비가 아닌 행사비로 처리하고 개인카드 결제계좌에 입금했다. 개인카드 사용 시 제출해야 하는 법인카드 사용 소명서도 받지 않았다.
법인카드 관리 과정에서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확인됐다. 감사 당시 사용 중인 법인카드 199장 모두가 동일한 비밀번호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인사이동으로 카드 관리자가 바뀌어도 사용내역을 확인하고 서면으로 인계인수하는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법인카드는 공공 예산이 직접 집행되는 수단인 만큼 사용내역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관리해야 한다. 그럼에도 공사는 결제수단 관리부터 개인카드 사용, 비밀번호 관리, 인계인수까지 기본적인 통제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셈이다.
경북도는 관련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주의를 요구하고, 개인 단위가 아닌 부서 단위로 법인카드를 관리하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하라고 시정 요구했다.
한 시민은 "공공기관의 법인카드는 결국 시민들이 낸 세금과 공공재원으로 운영되는 것인데, 사용이 금지된 항목에 수천만원을 집행하고 카드 199장의 비밀번호까지 똑같이 관리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단순히 주의나 지침 개정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동안 법인카드가 적정하게 사용됐는지 전수 점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감사 결과는 단순한 카드 사용 실수를 넘어 공공기관의 회계와 법인카드 관리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과제를 던지고 있다.
특히 4000만원대 부적정 사용과 199장 카드의 동일 비밀번호가 확인된 만큼 경북문화관광공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형식적으로 운영된 것은 아닌지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