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용자의 지시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화 프로그램이 비교적 단순한 규칙 기반이었다면, 에이전트는 웹 브라우징, 데이터 추출, 복합적인 작업 수행까지 대신하는 차이가 있다.
에이전트 서비스 과정에서는 에이전트가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웹페이지의 데이터를 구조화하는 작업이 수반되기도 한다. 현장에서는 이미 크고 작은 분쟁과 법적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AI 에이전트 개발 및 서비스 과정에서 반드시 점검해야 할 법적 쟁점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외부 시스템이나 페이지에 대한 접근 방식이 약관 등 계약을 위반하지 않는지, 그리고 형사범죄를 구성하지 않는지 점검해야 한다.
정보통신망법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제48조 제1항). 이를 위반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API 이용에 관한 보호조치가 존재하였는지, 자동접속프로그램으로 인한 접근권한의 제한이 있었는지 등 제반 사정을 살펴봐야 한다.
시스템에 과도한 부하를 유발해 장애를 초래하거나 서버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는 등 정보처리상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형법상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제314조 제2항)나 정보통신망법 위반(제48조 제3항)죄에 해당할 수 있다.
서비스 이용약관 등에서 자동화된 접근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지 여부는 이들 죄의 성립 여부와 관련해 함께 고려되는 쟁점이고, 그와 별개로 이러한 금지를 위반하는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가능성도 있다.
에이전트가 주로 방문할 써드파티 서비스를 AI가 인식·처리하기 쉽도록 가공, 재구성하거나 이러한 결과물을 배포하는 과정에서도 법적 주의가 요구된다. 에이전트의 구동을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재가공하는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데이터의 복제와 변형이 수반된다.
이를 서비스로서 제3자에 제공하는 경우라면 데이터의 배포도 발생한다. 이처럼 복제, 변형, 배포되는 대상이 저작권법으로 보호받는 저작물이거나 데이터베이스라면 저작권법상 복제권 등의 침해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부정경쟁방지법은 업으로서 특정인 또는 특정 다수에게 제공되는 데이터로서 전자적 방법으로 상당량이 축적, 관리되는 기술상 또는 영업상 정보를 데이터로 보고, 이를 부정하게 사용하는 행위로서 부정접속 등 부정한 수단으로 이를 취득하거나 사용, 공개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이같은 데이터를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하거나 임의로 사용, 공개하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도 있다. 따라서 유료 데이터이거나, 무료라 하더라도 제3의 경로를 통한 복제·배포가 금지돼 있거나 자동화된 접근이 제한된 데이터라면 가공 및 활용에 앞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웹 환경을 에이전트 친화적으로 구축하려는 기술적 흐름이나 당위성과는 별개로, 현재 각 웹사이트와 플랫폼의 정책 및 약관은 제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플랫폼에 따라서는 나름의 이유로 AI 에이전트의 접근을 반기지 않는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따라서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거나 이를 활용한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다면, 사전에 대상 플랫폼의 이용약관, 접근 정책, 저작권 내지 데이터베이스권, 부정경쟁행위 쟁점을 면밀히 점검해 불필요한 법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

심건욱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 (前) 법무법인(유한) 세종 / (前) 법무법인 세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