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건설주가 정부의 8·13 부동산 공급대책을 새로운 동력으로 맞았다.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와 착공기간 단축,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원 강화가 건설사의 수주 확대 기대를 키우는 가운데 실적 회복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원전 등 추가 성장동력도 투자심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실적 회복과 AI 데이터센터·원전 기대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던 건설주에 8·13 주택공급 대책이 추가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 챗GPT 생성 이미지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건설지수는 지난 3일 1153.90에서 13일 1362.56으로 18.08% 뛰었다.
이날 오전 10시38분 기준으로는 전 거래일 대비 1.15% 내린 1346.89를 기록하며 일부 상승분을 반납했지만, 지난 3일과 비교하면 여전히 16.73% 높은 수준이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에도 이달 들어 건설업종의 강한 흐름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 23만호+α보다 중요한 '착공'…건설사 수주 기대
건설주에 정책 기대가 다시 붙은 배경에는 전날 정부가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이 자리한다.
정부는 기존 2026~2030년 수도권 135만호 착공 목표의 이행력을 높이는 동시에 신규 공공주택지구 10만호 등을 포함해 수도권에 23만호+α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은 단순한 공급 목표 제시보다 실제 착공을 앞당기는 데 방점이 찍혔다. 공공택지 발표 이후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평균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고, 조기 착공 사업장에는 PF 대출이자 지원과 취득세 감면, 개발부담금 면제 등 금융·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자금조달 지원도 강화한다. 부동산 PF 보증·자금공급 규모를 기존 26조3000억원에서 47조8000억원+α로 늘리고 올해 23조원, 내년 33조원의 PF 보증을 집중 공급한다. 캠코 PF정상화펀드와 은행·보험권 신디케이트론 등을 통해 공사가 중단된 사업장의 재개도 지원한다.
이번 대책은 주택가격보다 건설사의 사업 참여와 신규 수주에 먼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공급물량 확대가 수주 기회를 넓히고, 착공기간 단축과 PF 지원이 사업 실행 시점을 앞당길 수 있어서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민간 건설사들의 사업참여가 증가하는 것은 보다 빠르게 확인할 수 있고 전체 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건설사의 수주총량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주식시장에서는 이번 대책의 긍정적 효과를 단기간 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공공주택과 정비사업 확대는 중견 건설사까지 수혜 범위를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LH 민간참여사업에서 원가 상승분을 사업비에 반영할 수 있는 사례가 늘면서 수익성 확보 여지가 커진 데다, 시행 주체가 LH인 만큼 미분양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중견사 역시 중·소규모 사업에서는 주관사로, 대규모 사업에서는 비주관사로 참여할 수 있어 사업 기회가 넓어질 수 있다.
다만 실제 공급물량과 착공 시점은 법 개정과 사업별 인허가 진행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책 효과가 실제 수주와 착공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과정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과 이억원 금융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 금융위원회
◆ 정책에 실적 회복까지…AI 데이터센터도 새 먹거리
정책 기대에 더해 주요 건설사들의 실적 회복도 주가를 받치고 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대우건설이 시장 예상치를 41.4% 웃돌았고, DL이앤씨 26.4%, 현대건설 25.2%, 삼성E&A 24.6% 등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과거 원자재 가격 급등기에 수익성을 훼손했던 현장이 순차적으로 종료되고, 상대적으로 정상적인 마진을 확보한 신규 현장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지난 2021년 급등한 건자재 가격이 판가로 전이되지 못한 채 이익을 누르던 현장들이 순차적으로 종료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대로라면 하반기에도 호실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데이터센터도 건설사들의 새로운 수주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으며, AI 데이터센터 용량을 오는 2035년까지 18.4GW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맞춰 통신·플랫폼·대기업들도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관련 건설 발주 확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증설 계획과 MW당 공사비 등을 감안하면 국내 AI 데이터센터 건설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전력과 냉각설비 비중이 높은 고난도 공사다. 기계·전기·배관(MEP) 공정이 전체 공사비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설비 기술력이 중요해 시공 경험 자체가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실제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을 보유한 건설사는 15~20곳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데이터센터 건설에만 통상 2년가량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예정된 운영 시점을 맞추기 위해 올해부터 관련 발주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기존 시공 레코드를 확보한 건설사들이 초기 수주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주택·AI·원전까지…건설사별 모멘텀 '차별화'
종목별로는 8·13 공급대책에 따른 국내 주택사업 수혜에 각 사가 보유한 추가 성장동력이 더해지는 모습이다.
GS건설(006360)은 주택·정비사업 확대에 따른 국내 수주 기대와 AI 데이터센터가 동시에 부각된다. 자회사 실적을 포함해 총 17개의 데이터센터를 준공한 것으로 추산돼 관련 시공 경험에서 강점을 가진 데다 GS그룹도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향후 그룹 내 데이터센터 발주가 현실화될 경우 GS건설의 신규 수주 확대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대우건설(047040)은 공공주택과 정비사업 확대에 따른 국내 사업 참여 기회에 원전·해외수주가 더해진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계약 등 주요 프로젝트가 수주 파이프라인에 올라 있어 국내 주택사업과 해외사업의 동반 확대 여부가 향후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DL이앤씨(375500)는 주택 공급 확대에 따른 신규 수주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주요 수혜 요인이다. 기존 데이터센터 시공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관련 발주가 본격화될 경우 수주 기회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주택 부문에서도 착공 촉진과 PF 지원이 신규 사업 실행을 앞당기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건설(000720)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와 착공 촉진에 따른 국내 수주 기대에 데이터센터와 원전이 추가 성장축으로 꼽힌다. 데이터센터 준공 용량 기준 선두권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미국 홀텍 팰리세이드 소형모듈원전(SMR), Fermi 원전,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등 다수의 원전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삼성E&A(028050)는 주택 공급대책의 직접적인 수혜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지만 플랜트·에너지 인프라 부문의 성장성이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 역시 향후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대책은 공급 목표를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금융·세제 지원을 통해 실제 착공을 앞당기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에서 건설사들의 사업 기회 확대에 긍정적"이라며 "원가 부담 완화로 실적도 개선되고 있는 데다 AI 데이터센터와 원전 등 신규 수주처까지 확대되고 있어 건설업종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