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편의점 업계가 점포 수 확대 중심의 출점 경쟁에서 벗어나 점포당 매출과 수익성을 높이는 '질적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규 출점과 순증 규모는 줄어든 반면 장보기·디저트 등 특정 수요에 대응한 중대형·특화점 비중은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CU 스마트 그로서리 1호점 전경. ⓒ BGF리테일
13일 업계에 따르면 CU의 전체 점포 수는 △2022년 1만6787개 △2023년 1만7762개 △2024년 1만8458개 △2025년 1만8711개로 증가했다.
그러나 연간 순증 점포는 2023년 975개에서 2024년 696개, 지난해 253개로 크게 줄었다. 신규점 수도 2022년 1704개, 2023년 1715개에서 2024년 1592개로 감소했다.
신규점 수에서 순증 점포를 제외해 산출한 폐점 규모는 2022년 772개, 2023년 740개, 2024년 896개 수준이다. 다만 해당 수치만으로 폐점 점포가 모두 저수익점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점포 증가 속도가 둔화한 것과 달리 우량 신규점 비중은 가파르게 확대됐다. CU 신규점 가운데 면적 83㎡(약 25평) 이상인 중대형 점포 비중은 2023년 21.3%에서 2024년 22.5%, 지난해 47.3%로 뛰었다. 불과 2년 만에 두 배 이상 확대된 셈이다.
점포를 많이 내는 것보다 넓은 매장에서 차별화 상품을 운영하고 장보기 등 추가 수요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출점 전략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화점의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CU가 운영하는 장보기 특화점은 현재 300여개다. 이들 점포의 식재료 매출은 전년 대비 48.4% 증가해 전국 CU 점포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시설과 집기, 상품 구성을 장보기에 맞춘 '스마트 그로서리' 매장도 3개점으로 확대됐다. 해당 점포에서는 전체 매출에서 식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대에 달한다.
상권과 고객층을 세분화한 점포는 특정 상품군에서 일반점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CU 성수디저트파크점'의 빵·디저트 매출은 일반 점포보다 20배 많다. 빵과 떡, 디저트류가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며 외국인 매출 비중도 평균 35% 수준이다.
이같은 점포 경쟁력 강화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BGF리테일(282330)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조42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49억원으로 22.3% 늘었다. 동일점 성장과 식품·가공식품 비중 확대에 따른 상품 이익률 개선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GS25도 비슷한 전략을 펴고 있다. GS25 점포 수는 2023년 1만7390개에서 2024년 1만8112개로 늘었지만 지난해 1만8005개로 107개 감소했다. 외형 확대보다 기존 점포의 경쟁력과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무게를 둔 결과다.
GS25는 소형 점포를 확대하거나 기존 점포를 우량 입지로 옮기는 '스크랩 앤 빌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신선식품을 강화한 점포도 1000개까지 늘렸다. 이에 힘입어 2분기 기존점 일평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GS25의 2분기 매출은 2조3844억원으로 7.1%, 영업이익은 714억원으로 21% 각각 늘었다. 농·축·수산 매출은 49.6% 증가했고 외국인 결제액도 67.2% 성장했다.
점포 수가 포화 상태에 접어든 데다 임차료와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편의점 업계의 경쟁 기준이 '몇 개를 운영하느냐'에서 '점포당 얼마나 판매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장보기·디저트·외국인 특화점과 중대형 점포가 기존 편의점의 제한된 상품 구성을 넓히는 시험대가 된 셈이다.
다만 특화점의 높은 매출이 곧바로 전체 가맹점의 수익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성수동 등 유동 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의 특화점 성과를 주택가나 지방 소형점에 동일하게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향후 질적 성장 전략의 성패는 특화점에서 검증한 상품과 운영 방식을 일반점까지 얼마나 확산할 수 있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 시장은 단순 외형 확장을 넘어 점포당 수익성과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내실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며 "중대형 매장 등 우량 신규점 중심의 출점 기조를 유지하고 차별화 상품과 새로운 편의점 모델을 통해 가맹점 수익성 향상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점과 특화점 구분 없이 시설과 인테리어는 기본적으로 가맹본부가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U 성수디저트파크점 내부 전경. ⓒ BGF리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