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우는 언제 나올지 몰라요. 나오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작업을 마치는 대로 내놓고 있는데 나오는 즉시 모두 팔리고 있습니다."

13일 홈플러스 영등포점 정육 코너에서 고객들이 새로 나온 할인 육류를 구매하기 위해 몰려 있다. = 이인영 기자
13일 오전 11시11분 홈플러스 영등포점. 정육 코너 직원들은 한우를 기다리는 고객들에게 연신 이같이 설명했다. 할인행사로 내놓은 한우는 이미 모두 팔린 상태였지만, 추가 물량을 기다리는 고객 100여명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대기 줄은 정육 코너를 에워싸고 해산물과 건어물 코너까지 길게 이어졌다. 고객들 사이에서는 "뭐 하나 빨리 사"라는 다급한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렸다.
잠시 뒤 직원들이 한우와 돈육, 수입육을 실은 이동식 진열대를 끌고 나오자 기다리던 고객들이 순식간에 몰려들었다. 상품을 매대에 진열할 틈도 없이 고객들의 손이 뻗었고, 여러 팩을 한꺼번에 카트에 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현장 관계자는 "고기 손질과 포장 작업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야 한다"며 "한우와 돈육, 수입육 물량을 준비하기 위해 전날 밤부터 사전 작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을 확보한 홈플러스가 이날 임시휴업에 들어갔던 전국 67개 점포의 영업을 재개했다.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진행한 가오픈을 마치고 정식 영업에 돌입한 것이다.

홈플러스 영등포점 계산대 앞에서 고객들이 결제를 기다리고 있다. = 이인영 기자
재개장 첫날 영등포점은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장바구니와 카트를 든 고객들이 매장 곳곳을 오갔고 계산대 앞에도 줄이 늘어섰다. 셀프계산대에서는 고객들이 직접 상품을 결제하는 등 전산 시스템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채소와 계란, 두부 등 주요 신선식품 매대는 상품이 비교적 빼곡하게 들어찼다. 라면과 과자, 음료 등 가공식품 코너도 진열대를 채운 상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직원들은 과자와 빵 등 새로 들어온 상품을 카트에 가득 싣고 매대를 돌며 진열 작업을 이어갔다.
다만 매장 전체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은 아니었다. 세제와 생리대 등 일부 생활용품 코너에서는 상품이 듬성듬성 놓이거나 선반 대부분이 비어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델리와 초밥 코너에도 빈 공간이 남았고 '상품 입고 준비 중'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정상 영업을 재개한 홈플러스 영등포점의 일부 생활용품 매대가 비어 있다. = 이인영 기자
고객 수요가 높은 식품을 중심으로 상품을 먼저 채우면서 품목별 복구 속도에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매장 내 일부 푸드코트 매장도 '입점 준비 중'인 상태여서 점포 전체가 완전한 정상 운영 체계를 되찾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홈플러스는 가오픈 첫날인 지난 7일 상품 입고율이 약 30%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후 상품을 순차적으로 들여와 구색을 확대해 왔다. 이날 영등포점에서는 신선식품과 주요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물량이 상당 부분 확보됐지만 생활용품과 일부 즉석조리식품에서는 공급 공백이 여전히 드러났다.
고객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대규모 할인행사도 시작됐다. 홈플러스는 마이홈플러스 회원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4일간 한우 전 품목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한돈 일품포크 삼겹살과 목심은 40% 할인한 100g당 1980원에 선보인다.
14일부터 3일간은 당당후라이드치킨을 50% 할인한 3490원에 판매한다. 이외에도 육류와 수산물, 과일, 과자, 음료, 델리, 베이커리 등 주요 먹거리를 행사 기간에 따라 최대 50% 할인하거나 1+1 혜택으로 제공한다.
온라인 영업도 함께 재개됐다. 전체 재개장 점포 67곳 가운데 59곳은 오프라인 매장 개장과 동시에 온라인 주문을 다시 받는다. 홈플러스는 점포 기반 배송망을 가동해 온·오프라인 고객 접점을 동시에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 영등포점 채소 코너에 상품이 진열돼 있다. = 이인영 기자
홈플러스는 이번 재개장을 통해 영업 정상화의 첫발을 뗐다. 정육 코너에 100여명이 몰리고 계산대가 북적이는 등 고객 수요는 확인했지만, 곳곳에 남은 빈 매대는 공급망 정상화가 아직 진행 중임을 보여줬다.
DIP 투입으로 점포의 문은 다시 열렸지만 재개장이 곧 정상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안정적인 상품 공급을 이어가고 고객과 납품업체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가 향후 회생절차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