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욱 울산시장이 지난 10일 울산연구원을 방문해 편상훈 원장을 비롯한 연구위원들과 지역현안 및 울산발전방향 등을 점검했다. ⓒ 울산시
[프라임경제] 김상욱 울산시장이 시체육회의 '정치 조직화' 가능성을 공개 지적하며 관리·감독 강화를 주문한 가운데, 체육회 산하 단체의 보조금 집행을 둘러싼 고소 사건까지 불거졌다.
지역 체육회는 정치적 중립과 자율성 확보를 위해 독립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막대한 공공재원이 투입되는 만큼 산하 종목단체의 운영과 보조금 집행에 대한 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시장은 지난 7월20일 시정 공개회의에서 시체육회의 정치 조직화 및 선거 개입 우려를 강하게 제기했다. 특히 집행부 일부 직책을 정당 정치인 출신 인사가 맡고, 산하 단체 관계자들이 각종 선거에 동원될 경우 정치적 중립 의무가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시도 체육회의 독립성을 인정하면서 행정적 관리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해당 부서 관계자는 12일 시체육회 정치 조직화 논란에 대해 "독립법인 형태를 취하고 있어 우선 체육회 스스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보조금 운용은 체육 관련 법령과 규정에 따라 관리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 차원의 행정지도 강화 필요성과 향후 예산 편성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체육회에 대한 직접 개입이나 예산 삭감 방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향후 관리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 아이스하키 보조금 논란, 결국 경찰로
이런 가운데 시체육회 산하 울산아이스하키협회의 보조금 집행 문제는 경찰 단계로 넘어갔다. 협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고소장이 지난 7월21일 울산경찰청에 접수됐다. 사건은 수사과에 배당된 상태다.
고소장에는 2024년과 2025년 열린 울산체육회장배 아이스하키대회 보조금과 참가비 집행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 담겼다. 고소인 A씨는 "협회 측이 해당 대회 개최를 위해 울산시체육회로부터 2024년과 2025년 각각 2400만원씩의 대회 보조금을 지원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보조금 외에도 참가팀들로부터 별도의 참가비를 징수했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수입과 실제 대회 운영비, 시체육회에 제출된 정산 내용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고소장에는 팀당 160만원의 참가비가 별도로 징수됐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고소인은 정보공개를 통해 확보한 정산자료를 비롯해 관계자 녹취와 녹음파일, 참가비 이체 내역, 시체육회 답변 등을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다만 이는 현재까지 고소인의 주장으로, 실제 보조금 및 참가비 집행에 위법행위가 있었는지는 경찰 조사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참가비 징수 자체가 위법은 아니고, 승인된 사업계획 반영 여부와 회계처리, 보조금과의 중복 지출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시체육회 '정산검사로 관리'했는데…정산 자체가 고소 쟁점
이번 고소는 앞선 협회 운영 논란과도 맞물린다. 본지는 지난 5월29일 〈울산아이스하키협회 '감사 0건, 보조금 5500만원 관리 공백'〉 보도를 통해 협회 전무이사의 특정 팀 단장 겸직과 전국동계체전 대표팀의 선수 선발 의혹을 함께 제기한 바 있다.
일부 동호인들은 협회 가입과 대회 참가 과정에서 특정 팀 소속이 사실상 요구되는 분위기가 있으며, 빙상장 이용 기회도 일부 팀에 편중돼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시체육회는 본지에 "해당 협회는 정·준회원이 아닌 인정단체로 체육회가 직접 감사할 권한은 없다"며 "보조금 집행은 정산검사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고소인이 바로 이 보조금 정산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체육회의 관리 방식도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공공재원은 지원하면서도 인정단체라는 이유로 내부 운영에 대한 직접 감사가 어렵다면, 실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불명확해지는 관리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 독립성인가 관리 사각지대인가…대한축협 사태가 남긴 경고
김 시장의 '체육회 정치화' 지적에 대해 시체육회는 "현재 해당 부서 직원들이 자리를 비워 답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협회 관계자 역시 보조금 집행과 대표팀 운영 관련 질의에 "답변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결국 쟁점은 체육단체의 독립성과 공공재정에 대한 책임 사이의 경계다. 민선 체육회장과 법인화 제도는 정치적 개입을 차단하고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산하 종목단체가 선수 선발과 시설 이용, 보조금 집행 등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관리 장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2026북중미월드컵에서 불거진 대한축구협회 논란 역시 체육단체의 자율성과 공적 책임의 경계를 보여준 사례다. 감독 선임과 보조금 집행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되자 문화체육관광부는 특정감사를 통해 다수의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하고 징계와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체육단체의 독립성이 공공재정 집행과 절차적 공정성에 대한 관리·감독까지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지역 체육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