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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 노조, 지방이전 저지……여당서 '엇박자'

첫 공동집회, 임직원 약 2000명 결집…관련 법 개정 관건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6.08.11 20:54:30

국책은행 임직원들이 지방이전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임채린 기자


[프라임경제] 이재명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집권 여당에서 미묘한 엇박자가 감지되고 있다. 3대 국책은행 노조의 지방 이전 저지 집회에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이 참석해 연대 의지를 표명하면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기업은행지부·한국수출입은행지부(이하 3대 국책은행 노조)는 11일 오후 7시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지방이전 저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동 집회는 오는 9월경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국책은행이 포함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는 국책은행 임직원 약 2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김현준 산업은행 노조 위원장은 "금융노조를 믿고 끝까지 버텨 달라"며 "금융노조 43개 지부 위원장들도 그 친구들도 우리와 함께하고 있고, 한국노총 또한 이 자리에서 우리와 함께하고 있으며 국회에서도 우리의 얘기를 대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끝까지 우리 마지막까지 쥐어 짜서 버티고 버텨 은행을 지켜내자"고 덧붙였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날 집회에 참석한 정치권 인사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이날 결의대회에 참여해 지방 이전 저지에 대한 연대 의지를 표명했다.

집권 여당 소속 의원이 자당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에 사실상 반대하는 집회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김현정 의원의 이 같은 행보에는 노동계 출신이라는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

김 의원은 정계 입문 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을 역임한 금융 노동계 출신 인사다. 국책은행 지방 이전으로 영향을 받게 될 금융 노동자들의 입장에 공감하며 연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의 이번 집회 참석은 향후 국책은행 지방 이전을 둘러싼 입법 논의가 순탄치 않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현행 중소기업은행법 제4조는 중소기업은행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역시 관련 법률에 본점 소재지를 서울로 명시한 조항을 두고 있다.

결국 3대 국책은행을 실제 지방으로 이전하려면 관련 법률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정부가 이전 방침을 확정하더라도 국회에서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구조다.

앞서 윤석열 정부도 국정과제의 하나로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을 추진했지만 관련 법 개정에 가로막혔다. 당시 여소야대 국면에서 다수당이었던 민주당이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반대하면서 법 개정 논의가 진전을 보지 못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법치를 이야기하면서 사이비 법치주의로 가는 데 대한 우려가 많다"며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사실상 법을 위반하고 정치적 선거행위를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정권 교체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이재명 정부가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다시 추진하면서 국책은행 이전 논의도 재점화됐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9월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기본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올해 6·3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각 지역에서 공공기관 유치 경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국책은행 역시 주요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공공기관 등을 대대적으로 이전하는 사업을 곧 하게 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지자체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3일 공공기관 이전 관련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3대 국책은행을 주요 유치 대상으로 포함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방 이전 추진이 본격화하면서 국책은행을 둘러싼 논의도 국회로 옮겨갈 전망이다.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여당 내부의 입장 조율과 국회 논의 과정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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