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KTX와 SRT로 나뉘었던 국내 고속철도 운영체계가 오는 9월 하나로 합쳐진다. 지난 2016년 SRT 개통으로 시작된 양대 체제가 10년 만에 종료되는 가운데, 이용자가 체감할 가장 큰 변화는 요금 인하와 좌석 공급 확대다.
통합 과정에서 약속한 이용자 편익의 이행 관리 기간은 3년이다. KTX 운임은 현재보다 약 10% 낮아지고 좌석과 운행 횟수도 늘어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토교통부의 사업계획 점검은 기업결합 이후 3년간 진행된다.
통합 초기에는 요금과 공급 확대가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장기적으로는 관리 기간이 끝난 뒤에도 같은 수준의 편익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공정위는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가 주식회사 에스알(이하 SR)의 영업을 넘겨받고 주식을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국토부는 사업 양수도 인가 등 후속 절차를 거쳐 9월 통합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고속철도 명칭도 KTX로 일원화된다.
운임은 현재 같은 구간에서 KTX보다 약 10% 저렴한 SRT 수준으로 맞춘다. 운영사에 따라 달랐던 가격을 낮은 쪽으로 통일하면서 기존 KTX 이용자의 부담이 줄어든다. 결제금액의 5%를 적립하는 KTX 마일리지 방식도 통합 체계에 적용된다. 할인제도와 정기승차권, 예매·회원체계도 하나로 정리돼 이용자가 두 개의 앱을 오가야 했던 불편이 줄어들 전망이다.

양대 고속철도인 KTX와 SRT 열차를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주식회사 에스알(SR)의 기업결합이 최종 승인됐다. ⓒ 연합뉴스
좌석 공급은 전체 노선을 합쳐 약 6% 증가한다. 주중에는 하루 1만5000석 이상, 주말에는 1만7000석 이상이 추가된다. 운행 횟수도 주중 하루 평균 379회에서 402회로, 주말에는 431회에서 457회로 늘어난다.
공급 확대에는 KTX와 SRT 차량을 연결하는 중련운행 등이 활용된다. 코레일과 SR은 통합에 앞서 교차운행과 중련운행을 시행하며 차량 간 통신과 제동, 비상제어 체계를 점검해왔다.
이용자 편익 확대와 함께 경쟁 구조도 달라진다. 코레일과 SR의 양대 운영체제가 종료되면서 국내 고속철도 여객운송 시장은 코레일 중심의 단일 체제로 재편된다.
두 회사는 정부가 지배하는 공기업이어서 공정거래법상 간이심사 대상이다. 공정위는 고속철도가 국민 생활과 지역 이동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정식 심사를 진행했다. 공기업 간 기업결합을 심층 심사한 첫 사례다.
공정위는 통합 이후 운임 인상이나 공급 축소가 발생할 가능성을 살폈다. 고속철도 운임과 노선, 운행 횟수가 정부 규제를 받는 만큼 코레일이 독자적으로 가격을 올리거나 좌석 공급을 줄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운임은 국토부 장관이 정한 상한을 넘을 수 없고, 운행 구간과 횟수, 철도사업 약관을 바꾸는 과정에도 정부 절차가 필요하다. 양대 운영사 간 경쟁이 담당했던 견제 기능을 정부 규제와 사후 관리가 대신하게 된다.
관건은 운임 인하와 통합 비용을 감당할 코레일의 재무 여력이다. 정부는 운행 횟수와 좌석 공급을 늘리고 평택~오송 2복선화 이후 수송량을 확대해 매출 감소분을 보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추가 좌석을 실제 수요로 채우지 못하거나 조직·시스템 통합 과정에서 비용이 늘어나면 기대했던 운영 효율도 제한될 수 있다. 차량 운용과 정비, 안전관리 기준을 하나로 묶는 과정도 남아 있다.
통합 이후 3년은 요금 인하와 공급 확대 약속을 실제 운행에서 확인하는 기간이다. 이후에도 같은 수준의 편익을 유지하지 못하면 10년간 이어진 경쟁체제를 정리한 명분이 흔들릴 수 있다. 낮아진 요금과 늘어난 좌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단일 운영체제의 효율까지 입증하는 일이 KTX·SRT 통합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