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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방문 정의선…'아이오닉 3'에 걸린 유럽 승부

첫 B세그먼트 아이오닉·현지 공장 첫 전기차…'연 4만대 목표' 양산 품질 점검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6.08.02 10:45:30
[프라임경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유럽 전략형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 3의 양산을 앞두고 튀르키예 공장을 직접 찾았다. 아이오닉 브랜드가 처음 진입하는 B세그먼트이자 30년 역사의 현지 공장이 생산하는 첫 전기차라는 점에서 정의선 회장이 직접 양산 준비 상황을 챙겼다.

정 회장은 지난 7월30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즈미트에 위치한 현대차 튀르키예 공장을 방문했다. 아이오닉 3의 차체 생산과 의장 공정을 살펴본 뒤 현대모비스 배터리 시스템 어셈블리(Battery System Assembly, BSA) 공장으로 이동해 배터리 시스템 생산 과정도 점검했다.

현장에서 정 회장이 강조한 단어는 품질과 안전이었다. 양산 초기부터 완성도를 확보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안전 부문에서는 유럽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튀르키예 공장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신차 양산을 앞두고 생산라인과 배터리 공정을 함께 살핀 데에는 아이오닉 3가 맡은 역할이 작지 않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3를 통해 아이오닉 브랜드의 영역을 유럽 핵심 소형차급까지 넓히고, 튀르키예 공장은 첫 전기차 생산을 계기로 전동화 생산기지로 전환한다.

두 변화의 성과를 가를 출발점이 양산 초기 품질이다. 신차의 상품 경쟁력이 충분해도 생산 안정화 과정에서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 판매 확대 속도와 브랜드 신뢰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정의선 회장이 판매 현장보다 생산라인을 찾아 안전과 품질을 강조한 대목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이오닉 브랜드 첫 B세그먼트…판매량 확대 겨냥

현대차는 이미 인스터와 코나 일렉트릭을 통해 유럽 소형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아이오닉 3의 역할은 전기차 전용 브랜드인 아이오닉의 적용 범위를 B세그먼트까지 확장하는 데 있다.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아이오닉 9이 중형 이상 차급에서 전용 전기차의 기술과 이미지를 구축했다면, 아이오닉 3는 유럽에서 수요 기반이 두터운 소형차급의 판매량 확보를 맡는다. 전용 전기차 브랜드가 본격적인 대중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는 모델인 셈이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튀르키예 공장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B세그먼트는 전체 수요의 약 15%를 차지한다. 현대차가 제시한 전망에 따르면 현재 해당 차급에서 14% 수준인 전기차 비중은 2030년 33%, 2035년 65%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전환 속도가 빨라질수록 경쟁도 거세진다. 폭스바겐을 비롯한 유럽 완성차 업체들도 B세그먼트 전기차 출시를 확대하고 있다. 아이오닉 3가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하는 만큼 주행거리와 실내공간, 인포테인먼트 기능 외에도 가격 경쟁력이 판매량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아이오닉 3는 공기역학 효율과 공간 활용성을 고려한 에어로 해치 디자인을 채택하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 E-GMP)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유럽 판매 현대차 가운데 처음으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도 적용한다.

현대차는 2026년 하반기 아이오닉 3를 유럽에 출시하고, 2027년부터 연간 4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판매가격과 세부 배터리 사양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구매가격에 민감한 소형차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상품성만큼 가격 책정이 중요하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튀르키예 공장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연간 4만대는 아이오닉 브랜드의 확장뿐 아니라 튀르키예 공장의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규모다. 현대차 튀르키예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 약 20만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전체 생산능력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목표대로 판매가 이뤄질 경우 아이오닉 3는 공장의 차종 구성과 가동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내연기관 소형차 기지의 전환…첫 전기차 양산 부담

1997년 양산을 시작한 튀르키예 공장은 현대차 해외 생산시설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거점이다. 엑센트와 그레이스, 스타렉스, 매트릭스, i10 등을 생산했으며 현재는 유럽 전략형 모델인 i20과 베이온을 만들고 있다.

생산능력은 2007년 연간 10만대로 확대됐고, 2013년 추가 투자를 거쳐 20만대 체제를 갖췄다. 지금까지 누적생산량은 약 340만대다. 유럽 소형차 생산을 담당해온 공장이지만 전기차 양산 경험은 아이오닉 3가 처음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아이오닉 3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올해 5월부터 시험생산에 들어갔다. 8월 중순 예정된 양산을 안정적으로 시작하려면 새로운 차체 공정과 전기차 조립 과정, 배터리 시스템 공급체계를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및 현대모비스 임직원들과 함께 현대모비스 BSA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특히 현대모비스가 현지 BSA 공장에서 아이오닉 3용 배터리 시스템을 생산한다. 완성차와 핵심 전동화 부품을 현지에서 함께 준비하는 구조는 물류와 생산 대응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초기 생산 단계에서는 공정 간 품질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다.

튀르키예 공장의 변화는 아이오닉 3 한 차종에 국한되지 않는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3 양산을 시작으로 현지 전기차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이오닉 3의 생산 안정화 성과가 향후 추가 차종 배치와 설비 투자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 회장은 현지 임직원에게 지난 30년간의 성과를 토대로 생산과 품질, 판매 전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내년 양산 30주년을 맞는 튀르키예 공장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라는 과제를 제시한 것이다.

아이오닉 3는 아이오닉 브랜드의 B세그먼트 진입과 튀르키예 공장의 첫 전기차 생산을 동시에 이끌 차종이다. 연간 4만대 판매 목표가 현실화되려면 유럽 소비자가 받아들일 가격과 안정적인 양산 품질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 회장이 양산을 앞두고 생산라인과 배터리 공정을 직접 확인한 것도 아이오닉 3의 초기 성과가 현대차의 유럽 전동화 확대와 현지 공장의 다음 행보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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