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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기대감 부풀리고 실패 이력 감추고…제약·바이오 '깜깜이 공시' 손본다

과거 파이프라인 중단·기술이전·허가·판매까지 전체 이력 공개…중요정보는 공시로 먼저 공개

박대연 기자 | pdy@newsprime.co.kr | 2026.07.30 13:20:30
[프라임경제] 앞으로 제약·바이오 기업은 현재 개발 중인 신약뿐 아니라 과거 개발을 추진한다고 공개한 파이프라인의 중단·기술이전·허가·판매 이력까지 투자자에게 공개해야 한다. 기술이전 계약도 총액만 제시하지 않고 계약금과 조건부 마일스톤, 로열티 등을 구분해 공시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이 제약·바이오 기업의 공모가 산정과 기술이전 계약, 연구개발 이력 등을 투자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공시하는 종합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 챗GPT 생성 이미지


금융감독원은 제약·바이오 기업의 공시 신뢰성을 높이고 일반투자자가 공시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이같은 내용의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30일 밝혔다.

최근 임상시험 결과와 기술이전 계약 규모 등 연구개발 성과가 과도하게 해석되거나 공시와 언론보도 간 내용이 다르게 전달되면서 투자자 혼란을 초래하는 사례가 반복됐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외부 자문위원과 제약·바이오 업계 등이 참여한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했다. TF는 기업공개(IPO) 증권신고서와 정기·수시공시, 언론보도 방식 등 공시 전반을 검토했다.

이번 개선안은 연구개발 전 과정에서 제공되는 정보의 정확성과 비교 가능성, 이해도를 높여 투자자가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위험요인을 함께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 IPO 공모가 산정 4대 가정 구체화

먼저 제약·바이오 기업이 IPO 과정에서 공모가를 산정할 때 사용하는 핵심 가정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했다.

앞으로 기업은 공모가 산정의 핵심 가정을 △예상 시장 규모 △임상시험 성공 확률 △허가·심사 리스크 △개발 기간 및 소요 비용 등 네 가지로 구분해 설명해야 한다.

예상 시장 규모는 해당 제품이 이론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전체시장과 기업의 사업전략·생산능력 등을 고려한 실제 목표시장으로 나눠 제시해야 한다.

기업이 전체 질환 시장 규모를 실제 확보할 수 있는 시장처럼 제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외부 통계나 시장조사기관 자료를 활용할 경우 자료명과 작성기관, 작성 시점도 함께 기재해야 한다.

임상시험 성공 확률은 논문이나 기존 통계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산정하도록 했다. 파이프라인과 임상 단계, 적응증, 치료제 유형별로 성공 확률과 선정 기준을 구분해 공개해야 한다.

허가·심사 위험도 별도로 기재한다. 임상시험에 성공하더라도 품목허가 과정에서 보완자료 제출 요구나 심사 지연, 허가 반려, 적응증 축소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임상시험 단계별 예상 기간과 소요 비용, 환자 모집 등 일정 지연 가능성이 있는 요인도 제시해야 한다.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경우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 등 자금조달 계획도 함께 밝혀야 한다.

◆ 과거 파이프라인까지 전체 이력 공개…기술이전 계약 공시도 세분화

상장 이후 정기공시에는 파이프라인별 '연구개발 이력관리 총괄표'가 신설된다.

기존에는 현재 연구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공시해 과거 공개한 후보물질의 개발 경과나 현재 상태를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웠다.

앞으로는 현재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뿐 아니라 개발 완료와 중단, 기술이전, 품목허가 등 주요 진행 경과를 총괄표에 담아야 한다. 최초 계획보다 연구개발 일정이 늦어진 경우에는 지연 사유와 변경된 계획도 함께 기재해야 한다.

기술이전 계약 공시도 세분화된다.

그동안 기술이전 계약은 총계약 규모가 강조되면서 향후 조건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는 마일스톤과 로열티까지 계약 체결과 동시에 확보한 금액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었다.

앞으로 기업은 기술이전 계약을 △계약금 △개발 마일스톤 △허가·판매 마일스톤 △로열티로 나눠 공개하고 각 금액의 지급 조건과 성격을 설명해야 한다.

계약상 비밀을 이유로 계약 상대방을 공개하지 않는 경우에도 상대방의 규모와 사업 역량 등 계약의 실질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를 공시하도록 했다.

수시공시도 일반투자자가 이해하기 쉬운 방향으로 개선한다. 임상시험 결과 공시에는 전문용어의 의미와 해석 방법을 함께 안내하고, 최초 공시부터 직전 공시까지 파이프라인 개발 이력을 정기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연결할 예정이다.

다만 수시공시 관련 개선 사항은 이번 종합개선안과의 연계성 등을 고려해 한국거래소가 검토하고 있다.

◆ 중요정보 공시 전 언론 공개 제한

금감원은 공시와 언론보도 간 정보 불일치를 줄이기 위한 '제약·바이오 언론보도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투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보는 반드시 공시를 통해 먼저 공개해야 한다. 언론보도는 공시 내용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며 공시되지 않은 중요 정보를 추가하거나 공시와 다른 내용을 담아서는 안 된다.

'꿈의 신약'이나 '승인 임박', '사실상 성공'처럼 객관적인 임상시험 결과나 규제기관의 결정으로 뒷받침되지 않은 과장·주관적 표현도 지양하도록 했다.

기술이전 계약의 최대 금액이나 전체 질환 시장 규모를 기업이 곧바로 확보할 수 있는 수익처럼 표현하는 행위도 주의 대상으로 제시했다. 또 모든 투자자가 같은 시점에 같은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특정 투자자에게만 중요정보를 먼저 제공해서는 안 된다.

금감원은 기업이 보도자료를 배포하기 전에 내용의 적정성을 확인하는 내부 승인 절차를 마련하고,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경우 회사 내부 규정에 따라 조치하도록 권고했다. 다만 최종 언론보도 가이드라인은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의 논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시장 참여자를 대상으로 릴레이 설명회를 열어 개선방안의 조기 정착을 유도할 계획이다.

제약·바이오 상장기업과 IPO를 추진하는 비상장기업의 증권신고서 심사 과정에서는 가이드라인 반영 여부를 살펴보고, 필요한 경우 정정 요구 등을 통해 기업과 투자자 간 정보 격차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개선방안은 '기업이 말하는 공시'를 '투자자가 이해하는 공시'로 바꾸는 첫걸음"이라며 "공시와 언론보도의 일관성을 높여 투자자가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위험요인을 균형 있게 판단할 수 있는 공시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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