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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웅의 이혼이야기] 배우자가 이혼소송 직전 예금을 모두 인출했다면, 재산분할에서 어떻게 찾을까

 

김광웅 변호사 | pres@newsprime.co.kr | 2026.07.24 13:51:19
[프라임경제] 이혼을 준비하던 중 배우자의 통장을 확인했더니 얼마 전까지 있던 예금이 모두 사라진 경우가 있다. 배우자는 생활비로 사용했다거나 빚을 갚았다고 말하지만, 정확히 어디에 썼는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이혼과 재산분할을 예상하고 돈을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다른 사람의 계좌로 옮겨 놓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혼소송 직전에 예금을 인출했다고 해서 곧바로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돈이 통장에 남아 있는지 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에, 어떤 목적으로 사용됐는지다.

사례를 보자.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는 A씨는 남편 B씨와 이혼을 준비하면서 부부의 재산을 확인했다. B씨 명의 계좌에는 몇 달 전까지 약 1억원이 있었지만, 이혼 이야기가 나온 직후 여러 차례에 걸쳐 대부분 인출돼 있었다. 

B씨는 대출금과 생활비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거래내역에는 파주시에 거주하는 누나와 김포시에서 사업하는 지인에게 수천만원이 송금된 기록이 있었다. A씨가 사용처를 묻자 B씨는 자신이 번 돈이므로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말만 반복했다.

부부 중 한 사람 명의의 예금이라도 혼인 중 부부의 협력으로 형성됐다면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 예금을 보유한 배우자가 이혼을 예상하고 돈을 인출하거나 제3자에게 이전했다고 해서 상대방의 재산분할 권리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인출된 돈이 언제나 그대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혼인생활에 필요한 생활비, 자녀 교육비, 치료비, 공동채무 변제 등에 실제로 사용됐다면 부부공동생활을 위한 정상적인 지출로 판단될 수 있다.

반대로 이혼소송 직전에 거액을 현금으로 인출한 뒤 사용처를 밝히지 못하거나, 부모·형제·지인에게 특별한 이유 없이 송금했다면 재산을 은닉하거나 처분한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 배우자 개인의 유흥비나 도박자금, 부정행위 상대방을 위한 지출처럼 부부공동생활과 무관한 용도로 사용한 경우에도 재산분할 과정에서 불리하게 반영될 수 있다.

인출된 예금을 찾으려면 법원의 재산명시결정을 바탕으로 금융조회를 실시해 일정 기간의 거래내역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통해 거액 인출 시점, 송금 상대방, 현금 인출 및 대출금 상환 여부를 분석하고 누락된 재산을 찾아내는 것이 이혼전문변호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다.

거액이 가족이나 지인 명의 계좌로 송금됐다면 송금 받은 사람과의 관계, 송금 전후의 대화, 차용증 작성 시점, 실제 반환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이혼 문제가 불거진 직후 갑자기 작성된 차용증이나 오래전부터 빌린 돈을 갚았다는 주장만으로 정상적인 채무 변제라고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예금이 더 이상 인출되거나 다른 계좌로 이전되지 않도록 예금채권에 대한 가압류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상대방이 이미 거액을 인출하고 남은 예금까지 처분하려는 정황이 있다면, 판결을 받은 뒤 대응하는 것만으로는 늦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혼 재산분할에서는 통장에 찍힌 마지막 잔액만 보는 것이 아니다. 돈이 사라졌다면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를 따라가야 한다. 통장에서 숫자는 지울 수 있어도 금융거래의 흔적까지 지우기는 쉽지 않다. 다만 흔적은 시간이 지나면 흐려질 수 있으므로, 이상한 인출을 발견했다면 감정적으로 추궁하기보다 거래내역과 관련 자료부터 차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광웅 변호사(이혼전문) /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 사법연수원 제37기 수료/ 세무사 /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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