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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AI 기반 건설 자재 조달" 남가람·이동현 공새로 공동대표

위치 기반 인근 공급사 연결…'딥테크 팁스'로 자율 조달 고도화

홍재현 기자 | hjh2@newsprime.co.kr | 2026.07.22 18:22:13
[프라임경제] 인공지능(AI) 기반 건설 자재 조달 기업 공새로(공동대표 남가람·이동현)가 건설 현장의 아날로그 조달 방식을 디지털로 바꾸고 있다.

(왼쪽)남가람·(오른쪽)이동현 공새로 공동대표 = 홍재현 기자


공새로는 건설 자재의 비교견적부터 △주문 △배송 △검수 △정산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한다. 전화와 카카오톡, 엑셀 등에 의존하던 기존 조달 업무를 자동화해 현장 담당자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건설 현장에서는 자재 담당자나 공급업체 간의 커뮤니케이션 오류로 발주와 배송이 지연되는 일이 빈번했다. 주문 기록과 견적 자료도 여러 채널에 흩어져 있어 정산 과정에서 누락이나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컸다.

남가람·이동현 공동대표는 지난 2021년 포스코이앤씨 재직 당시 이 같은 문제를 직접 목격했다. 현장의 익숙한 업무 방식은 유지하면서도 자재 발주부터 정산까지 전체 과정을 효율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공새로를 설립했다.

남 대표는 "현장의 익숙한 업무 방식을 해치지 않으면서 자재 발주부터 정산까지 한 곳에서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창업 취지를 설명했다.

◆가까운 공급사부터 연결…긴급 조달 대응

공새로는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공급사의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주변 공급사와 배송 가능 업체를 파악한 뒤 긴급 배송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도 또 다른 특징이다.

이 대표는 "서비스 출시 초기에는 '지금 당장 자재가 급한데 언제 플랫폼에서 입찰을 기다리느냐'는 현장 관계자들의 우려가 있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 위치를 기준으로 가까운 공급사를 지도에 먼저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현재 공새로와 협력하는 공급업체는 288개다. 서비스 초기에는 등록된 업체가 한 곳도 없어 건설사와 공급사를 동시에 설득해야 했다.

기존 전화 주문과 대면 거래에 익숙한 공급업체들은 새로운 플랫폼 도입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건설 현장 역시 공급사가 충분하지 않은 플랫폼을 먼저 이용하는 데 부담을 느꼈다.

두 공동대표는 직접 현장을 찾아 건설사와 자재업체 관계자들에게 플랫폼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공급사에는 신규 거래처 확보와 주문 관리 편의성을, 건설사에는 견적 비교와 조달 내역 관리 효율성을 강조하며 협력업체를 늘렸다.

공새로는 최근 전문건설공제조합(K-FINCO)와의 업무 협약을 기반으로 전국 6만 여개 건설사에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공구리' 입력하면 콘크리트로 자동 변환

현장에서 사용하는 비정형 용어도 공새로가 해결하려는 문제다.

건설 현장에서는 콘크리트를 '공구리', 목재를 '오비키'나 '다루끼'라고 부르는 등 일본어에서 유래한 표현과 은어가 혼용되고 있다. 현장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신입사원이나 젊은 근로자들은 자재 주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두 공동대표는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은어와 비표준 표현을 데이터화했다. 사용자가 어떤 표현으로 주문하더라도 이를 표준 품목과 규격으로 변환하는 규칙 기반 매핑 파이프라인도 구축했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공구리'를 입력하면 콘크리트 품목과 이를 판매하는 업체가 검색된다. 비표준 용어를 표준 자재 정보로 변환해 주문 오류를 줄이고 플랫폼의 활용 범위를 넓힌 것이다.

공새로는 포스코그룹 사내벤처에서 출발해 지난 2021년 분사 창업했다. 이후 △에버그린투자파트너스 △신용보증기금 △우리금융캐피탈 등 투자기관 6곳으로부터 누적 25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사업과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시리즈A 투자 유치도 완료했다.

투자금은 건설 자재 데이터 표준화와 조달 플랫폼 고도화, 공급사 확보 등에 활용됐다. 공새로는 정식 서비스 출시 약 2년 반 만인 2025년 말 기준 전국 273개 현장에서 누적 거래액 1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공새로는 지난 2022년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됐다. 올해 7월에는 기존 지원 규모의 약 3배에 해당하는 '딥테크 팁스' 후속 트랙에도 최종 선정됐다.

공새로는 올해 7월 '딥테크 팁스' 후속 트랙에 최종 선정됐다. ⓒ 공새로


남 대표는 "팁스 선정 이후 건설 현장의 비정형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조달 업무를 자동화하는 기술을 고도화해 왔다"며 "이번 딥테크 팁스를 통해 사람이 일일이 처리하던 매칭과 견적, 서류 생성 업무를 AI가 수행하도록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새로가 딥테크 팁스를 통해 개발하는 핵심 기술은 '멀티에이전트 기반 건설현장 자율운영 조달 시스템'이다.

원자재 가격 변동 예측과 단가 적정성 검증, 이상거래 탐지 등 각기 다른 역할을 맡은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이를 연계해 조달 업무를 자동화한다.

현장 담당자는 자재 구매를 승인하고 최종 결과만 확인한다. 중간 단계인 공급사 매칭과 견적 비교, 서류 생성 등은 AI가 처리한다. 조달의 시작과 끝은 사람이 맡고 중간 과정은 AI가 수행하는 구조다.

◆남은 자재 연결…'건설 현장 당근마켓' 구축

공새로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현장과 가까운 공급사를 우선 연결해 장거리 운송과 긴급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인다. 공사가 끝난 뒤 남은 가설재와 원자재, 안전용품, 사무기기 등은 다른 건설 현장이나 재활용 업체와 연결한다.

현재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함께 잉여 자산의 이미지 인식과 가치평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장 담당자가 남은 가설재나 사무기기를 촬영하면 AI가 물품의 상태와 시세를 분석해 다른 현장과의 교환이나 매각 경로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고 남은 자재와 물품을 다시 거래할 수 있는 일종의 '건설 현장 당근마켓'을 만들어 조달GX까지 고도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회사는 해당 비즈니스 모델의 사회적 임팩트를 인정받아 KAIST IMPACT MBA에도 선발됐다. 

공새로는 서비스 출시 약 3년 만인 2025년 누적 매출 5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80억원, 오는 2027년에는 136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 특성상 기업 차원에서 구매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고객사의 이탈률이 낮고, 대형 건설사와의 거래 실적이 쌓이면서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시장은 국내 대형 건설사의 해외 현장에 공급망 관리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는 방식으로 공략한다. 이를 통해 국내 건설사의 수주 경쟁력을 강화할 구상이다. 북미와 중동 등에서 사업을 수행할 경우 현지 자재 공급망을 추적하고 관리하는 솔루션으로 K-건설 현장을 리딩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공새로는 IBK기업은행(024110)의 창업 육성 플랫폼 'IBK창공' 마포 13기 졸업기업이다. IBK창공 공동운영사인 신기술금융회사 시너지아이비투자가 기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공새로의 최종 목표는 건설 자재를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이 아니다. 자재와 장비, 인력, 용역까지 건설 현장의 조달 업무 전반을 연결하는 '건설 조달 운영체제(OS)'를 구축하는 것이다.

남 대표는 "앞으로는 건설 현장 담당자가 모든 조달 업무를 직접 처리하지 않고 주요 내용을 승인하고 확인하는 형태로 바뀔 것"이라며 "자재뿐만 아니라 장비와 인력, 용역까지 하나로 연결해 글로벌 건설 조달의 새로운 표준을 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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