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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가 다음날 하한가…바이오株 흔드는 '불신의 시장'

수출·기술수출 성과에도 103곳 하락…펀더멘털보다 수급·신뢰가 좌우

박대연 기자 | pdy@newsprime.co.kr | 2026.07.21 14:06:30

바이오의약품 수출과 기술수출은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시장은 불확실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며 바이오주를 외면하고 있다. ⓒ 챗GPT 생성 이미지


[프라임경제] 국내 바이오 산업의 성장과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수출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대규모 기술수출도 이어지고 있지만, 주가는 호재에 둔감하고 악재에는 즉각 반응하는 모습이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바이오 업종은 개별 기업의 기술수출과 실적 개선에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임상 결과나 공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불거지면 개별 종목을 넘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으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 수출은 역대 최대인데…바이오주 106곳 중 103곳 하락

산업의 기초체력은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잠정 집계 기준 45억달러(약 6조8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 증가했다. 역대 상반기 최고치다.

월별 수출액도 모두 해당 월 기준 최고 기록을 새로 썼으며, 지난 6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월간 수출액 10억달러를 넘어섰다.

국내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도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공개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계약 규모는 약 13조원으로 지난해 연간 계약 규모의 절반을 넘어섰다. 알테오젠과 한미약품, 오스코텍 등 주요 기업도 잇달아 대형 계약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산업 성장과 기업 성과는 업종 전반의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최근 3개월간 국내 제약·바이오 상장사 106곳 가운데 103곳의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하락률은 37%를 웃돌았으며, 바이오 기업만 놓고 보면 평균 낙폭은 40%를 크게 넘어섰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바이오 업종의 펀더멘털이 크게 훼손됐다기보다 투자심리 악화로 호재에는 둔감하고 악재에만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상한가 다음날 하한가…호재는 짧고 악재는 빨랐다

얼어붙은 투자심리는 최근 개별 종목의 주가 흐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천당제약이다. 삼천당제약은 지난 2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 개발과 관련한 사전협의(Pre-ANDA) 답변서를 수령했다고 밝히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FDA와의 사전협의를 통해 규제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대감은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FDA 답변서 원문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회사가 밝힌 개발 경로와 규제 해석을 둘러싼 의구심이 다시 커졌고, 삼천당제약은 이날 장중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불과 하루 만에 상한가와 하한가를 오가며 시장의 극단적인 경계심을 보여준 셈이다.

같은 날 코오롱티슈진도 미국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의 첫 번째 미국 임상 3상 결과 발표 직후 하한가로 직행했다.

코오롱티슈진은 해당 임상에서 공동 1차 평가지표의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회사는 예상보다 높게 나타난 위약 반응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으며, 오는 10월 공개될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 결과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은 향후 결과를 기다리기보다 즉각적인 매도세로 반응했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도 동반 급락하면서 개별 기업의 임상 결과가 관련주와 바이오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까지 흔들었다.

삼천당제약과 코오롱티슈진의 주가 흐름은 최근 바이오주가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호재가 나와도 내용과 후속 절차를 확인하려는 경계심이 우선하는 반면 불확실성이 불거지면 주가가 이를 즉각 반영하는 흐름이 굳어지고 있다.

◆ "펀더멘털보다 투심"…시장 신뢰 회복이 반등 관건

증권가는 국내 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됐다기보다 투자심리와 수급 문제가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바이오주는 글로벌 제약사의 대규모 인수합병(M&A)과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경쟁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인 반면 국내 증시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주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바이오 업종이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공시의 신뢰성과 임상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면서 기업 발표를 보수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강해졌다. 

과거에는 기술수출이나 임상 진전 소식만으로 주가가 크게 움직였지만, 최근에는 객관적인 데이터와 후속 검증이 확인되기 전까지 적극적인 매수세가 유입되지 않고 있다.

결국 산업 성장만으로는 주가 반등을 이끌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출과 기술수출 성과가 실제 실적과 임상 진전으로 연결되고, 이를 시장이 신뢰할 수 있을 만큼 지속적으로 입증해야 투자심리도 회복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술수출이나 임상 진전 소식만으로도 바이오주가 크게 움직였지만 지금은 시장이 기업 발표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투자자들도 예전보다 훨씬 객관적인 데이터와 후속 검증을 요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시장은 기술보다 신뢰를 사고 있다"며 "기업들이 꾸준한 실적과 임상 성과로 신뢰를 쌓지 못하면 호재는 오래가지 못하고 작은 악재에도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리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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