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현대차그룹이 꺼낸 'AllDayEnergy', 글로벌 V2X 교통정리

지역별 서비스 하나로 통합해 영국서 출발…국내 상용화 시점·경제성은 과제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6.07.21 10:28:49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 서비스를 '올데이에너지(AllDayEnergy)'라는 이름으로 통합한다. 한국과 미국, 유럽에서 각각 운영해 온 서비스를 한데 묶고 전기차 판매 이후의 에너지 사업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이 21일 공개한 올데이에너지는 V2X(Vehicle-to-Everything, 전기차 배터리 전력의 양방향 활용 및 연계) 서비스를 아우르는 글로벌 브랜드다.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에만 사용하는 대신 가정이나 전력망에 전력을 공급하고, 전기요금 변화에 따라 충전 시점을 조절하는 기능을 포함한다.

V2X의 핵심은 전기차를 이동수단과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ESS)로 함께 활용하는 데 있다. 전력 수요가 적고 요금이 낮은 시간에 배터리를 충전한 뒤,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는 시간대에 차량 전력을 꺼내 쓰거나 전력망에 판매하는 구조다.

소비자는 충전비를 아낄 수 있고, 전력회사 입장에서는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의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수록 도로 위에 분산된 배터리를 전력 자원으로 활용할 여지도 커진다.

현대차그룹은 국가별 시장 여건에 맞춰 관련 기술을 검증해 왔다. 국내에서는 제주도에서 전기차와 전력망을 연결해 차량 배터리의 전력을 공급하는 V2G(Vehicle-to-Grid)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제주도 V2G 실증 시범서비스 참여 고객의 제주시 논세길 소재 자택에 설치된 양방향 충전기를 기아 EV9이 이용하는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미국에서는 대형 산불이나 정전 발생 시 차량 배터리로 가정에 전력을 공급하는 V2H(Vehicle-to-Home)를 운영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전기요금과 전력 수요에 따라 충전 속도와 시간을 조절하는 V1G(Smart Charging)를 선보였다.

그동안 각 지역에서 다른 이름과 방식으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올데이에너지로 통합하면서 사업 확장을 위한 틀을 마련했다. 서비스 이름과 이용 경로를 통일해 고객이 현대차그룹의 차량 애플리케이션에서 충전과 전력 공급, 에너지 비용 관리 기능을 이용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완성차업체가 V2X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전기차 시장의 경쟁 영역이 차량 성능과 판매 가격에서 충전과 에너지 관리로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가 보급될수록 소비자가 차량을 구입한 이후 어떤 충전 서비스와 에너지 혜택을 이용할 수 있는지도 브랜드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차량 판매 후에도 앱을 통해 충전과 전력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면 완성차업체는 고객과 장기간 접점을 유지할 수 있다. 전력 회사와 충전사업자, 에너지 플랫폼을 연결한 새로운 수익 모델도 만들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지역별 사업을 하나의 브랜드로 묶은 것도 이런 시장 변화와 연결된다. 차량 개발과 생산에 집중했던 완성차업체가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관리하고 거래하는 사업까지 직접 다루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올데이에너지의 출발점은 영국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지에서 서비스를 선보인 뒤 주요 국가로 적용 지역을 확대하고, 각 브랜드의 차량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관련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다만 하나의 브랜드로 묶었다고 해서 모든 국가에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력 판매 허용 범위와 요금 체계, 전력 회사와 완성차업체의 역할이 국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지역에 따라 충전 시점 조절에 그치거나, 차량 전력을 가정과 전력망에 공급하는 기능까지 포함하는 등 서비스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지원 차량과 양방향 충전기 보급도 상용화 속도를 좌우한다.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 때 배터리 성능에 미치는 영향, 전력 판매 수익의 정산 방식, 차량 보증 기준 역시 소비자가 실제 이용을 결정하는 핵심 조건이다. 현대차그룹은 아직 영국의 지원 차종과 충전 설비, 예상 절감액 등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국내 상황은 한층 더 초기 단계다. 제주도에서 차량과 전력망을 연결하는 V2G 실증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상용 서비스 도입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국내 소비자가 차량 배터리의 전력을 가정에서 사용하거나 전력망에 판매할 수 있는 제도와 인프라도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결국 올데이에너지의 경쟁력은 통합된 이름보다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는 경제성에서 갈릴 전망이다. 영국에서 충전비 절감과 전력 판매 수익을 실제로 증명하고, 이를 각국의 전력시장에 맞게 확장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실증사업을 벗어나 지원 차종과 요금 구조, 배터리 보증 기준이 제시돼야 현대차그룹의 V2X 전략이 구체적인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