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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웅의 이혼이야기] 배우자가 몰래 부동산을 자녀에게 증여했다면, 이혼과 재산분할은 어떻게 될까

 

김광웅 변호사 | press@newsprime.co.kr | 2026.07.14 16:39:01
[프라임경제] 이혼을 고민하는 부부 사이에서 재산 문제는 혼인관계의 마지막까지 갈등을 일으킨다. 특히 배우자가 자신도 모르게 아파트나 토지를 자녀 또는 가족에게 증여한 사실을 알게 되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등기 명의가 배우자 앞으로 돼 있으니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것일까. 부부가 함께 마련한 재산을 일방적으로 증여한 행위가 이혼사유가 될 수 있을까. 이미 자녀에게 넘어간 부동산은 재산분할에서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사례를 보자.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는 A씨는 남편 B씨와 30년 이상 혼인생활을 했다. 부부는 오랫동안 함께 생활비와 자녀 교육비를 부담했고, 남편 명의로 파주시 아파트와 김포시 토지를 마련했다. 

그런데 부부 사이가 나빠지자 남편은 A씨와 상의하지 않고 파주시 아파트를 성년인 아들에게 증여했다. 김포시 토지 역시 조만간 아들에게 넘기겠다고 했다. A씨가 항의하자 남편은 "내 명의 재산을 내 자식에게 주는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답했다.

부동산이 배우자 단독 명의로 돼 있다고 해서 언제나 그 배우자만의 재산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혼인기간 중 부부가 함께 형성하거나 유지한 재산은 명의와 관계없이 이혼할 때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쪽 배우자가 경제활동을 하고 다른 배우자가 가사와 양육을 담당한 경우에도 재산의 형성과 유지에 대한 기여가 인정된다.

배우자가 이러한 공동재산의 주요 부분을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처분해 가정공동체의 경제적 기반을 위태롭게 했다면, 그 행위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 평가될 수 있다.

실제로 대법원은 부부가 오랜 혼인생활을 통해 함께 형성하거나 유지한 주요 재산을 한쪽 배우자가 상대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녀에게 증여한 사건에서, 재산의 일방적인 처분이 혼인관계에 미친 영향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배우자가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이혼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증여한 재산이 전체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 △재산의 형성 과정 △증여 목적 △배우자와 상의했는지 △증여 이후에도 부부의 생활과 노후가 유지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자녀의 결혼이나 주거 마련을 위해 부부가 충분히 상의한 뒤 일부 재산을 증여한 경우와, 이혼을 예상한 배우자가 재산분할을 피하기 위해 주요 재산을 서둘러 넘긴 경우는 같게 볼 수 없다.

재산분할에서도 증여 사실은 중요한 쟁점이 된다. 배우자가 이혼을 앞두고 공동재산을 자녀에게 넘겼다고 해서 그 재산이 당연히 재산분할 대상에서 빠지는 것은 아니다. 증여 시점과 경위, 증여 상대방과의 관계, 재산분할을 피하려는 목적이 있었는지, 증여 후에도 해당 재산을 실질적으로 관리했는지 등을 살펴 처분된 재산의 가액을 재산분할에서 반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남편이 이혼소송 직전에 아들에게 아파트를 증여했지만 계속 임대료를 받고 세금을 부담하는 등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면, 실제 증여인지 형식적인 이전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반대로 자녀에게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졌다고 해서 이혼소송에서 곧바로 그 부동산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명의신탁인지 실제 증여인지, 자녀가 재산 처분의 목적을 알고 있었는지, 사해행위취소의 요건을 갖췄는지 등은 별도의 법률관계에 따라 판단된다.

따라서 배우자가 부동산을 처분했거나 처분하려는 정황이 있다면 △등기부등본 △증여계약서 △매매계약서 △금융거래내역 △세금 납부자료 등을 신속하게 확보해야 한다. 처분이 임박한 경우에는 이혼전문변호사와 상의해 부동산 가압류나 처분금지가처분 등 보전처분이 필요한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혼인생활 중 형성된 재산은 등기부에 적힌 한 사람의 이름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닐 수 있다. 한쪽 배우자가 단독 명의라는 이유만으로 수십 년간 함께 마련한 생활 기반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부 사이의 신뢰는 마음에만 쌓이는 것이 아니다. 집과 예금, 노후자금에도 함께 쌓인다. 배우자 몰래 부동산을 자녀에게 먼저 넘겨버린다면, 소유권은 이전할 수 있어도 이혼과 재산분할 문제까지 함께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김광웅 변호사(이혼전문) /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 사법연수원 제37기 수료/ 세무사 /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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