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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헬스케어 대전환④] 미래 의료, 데이터에 달렸다

 

송민영 SHMD 대표 | lauren@shmd.io | 2026.07.10 09:05:25
[프라임경제] AI 시대 의료의 경쟁력은 더 이상 알고리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앞으로 의료 AI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누가 더 많은 의료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의미 있는 의료데이터를 확보하고 활용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최근 의료 마이데이터와 PHR(Personal Health Record)이 디지털헬스케어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 역시 의료데이터 개방과 개인 중심 데이터 활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환자가 자신의 의료정보를 직접 관리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는 분명 긍정적인 변화다. 그러나 한 가지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PHR만으로는 미래 의료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PHR는 병원 진료기록, 처방내역, 검사결과 등 과거에 발생한 의료정보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다시 말해 '기록(Record)'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물론 이러한 데이터는 의료 연속성을 확보하고 의료기관 간 정보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기반이다. 하지만 AI가 질병을 조기에 예측하고 개인 맞춤형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AI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 환자의 생리적 변화를 반영하는 데이터다.

혈압, 심전도, 혈당, 뇌혈류, 호흡, 음성, 보행, 수면, 활동량과 같은 생체신호(Biosignal)는 환자의 현재 상태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혈액, 유전자, 단백질, 영상, 음향 등 다양한 바이오마커(Biomarker)가 결합될 때 비로소 AI는 질병의 발생 이전 단계까지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예방의학의 시대에는 '기록'보다 '변화'가 더 중요하다. 결국 미래 의료는 PHR과 바이오마커가 경쟁하는 구조가 아니라 상호 보완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PHR는 환자의 과거를 설명하고, 바이오마커는 현재를 보여주며, AI는 이를 통합해 미래를 예측한다. 이 세 가지가 연결될 때 비로소 진정한 개인 맞춤형 예방의료가 가능해진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이러한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심박수와 심전도를 측정하고, 혈당과 수면 데이터를 수집하며, 다양한 생체신호를 AI 분석에 활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으로 의료데이터의 가치 역시 단순한 '보유량'이 아니라 '품질'과 '연속성'으로 평가될 것이다. 특히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바이오마커 데이터는 차세대 의료 AI의 핵심 자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한민국 역시 의료 마이데이터 정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병원 중심의 진료기록 연계를 넘어 웨어러블 의료기기, 디지털 바이오마커, 가정 내 모니터링 기기 등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생체데이터를 안전하게 표준화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데이터가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자신의 데이터 활용을 직접 결정하고, 기업은 동의를 기반으로 새로운 의료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미래 의료의 경쟁력은 의료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모으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의미 있는 데이터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활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AI 시대 의료데이터의 주권은 단순히 PHR를 보유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환자의 삶 속에서 끊임없이 생성되는 바이오마커를 안전하게 연결하고, 이를 AI가 분석해 질병을 예측하며, 다시 환자의 건강관리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기업과 국가가 미래 의료를 선도하게 될 것이다.

의료데이터의 미래는 기록이 아니라 생체신호에 있다. 그리고 그 생체신호가야말로 AI 시대 새로운 의료 주권의 핵심 자산이 될 것이다.

송민영 SHMD 대표/서울대보건대학원 보건정책최고위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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