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과 유럽 제약사가 주도해 온 면역관문억제제 시장에 중국 바이오기업들이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에서도 중국산 면역항암제의 허가가 잇따르는 반면, 국내 기업들은 아직 자체 개발 제품을 상용화하지 못하면서 개발 속도와 임상 투자 환경의 격차가 산업 경쟁력의 차이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바이오기업들이 면역관문억제제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차세대 표적과 이중항체 전략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흐름이다. © 챗GPT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일 알보젠코리아가 수입하는 PD-1 면역관문억제제 '서플루마주(성분명 서플루리맙)'를 허가했다. 서플루리맙은 중국 헨리우스 바이오텍이 개발한 인간화 항 PD-1 단클론항체다. 확장병기 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카보플라틴·에토포시드와 병용 투여하는 치료제다.
이번 허가로 국내에서 승인된 중국산 면역관문억제제는 두 번째가 됐다. 앞서 2023년에는 중국 비원메디슨이 개발한 PD-1 억제제 '테빔브라(티슬렐리주맙)'가 국내 허가를 받으며 시장에 진입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회피하기 위해 활용하는 PD-1, PD-L1, CTLA-4 등의 면역관문을 차단해 T세포의 항암 기능을 회복시키는 대표적인 면역항암제다. 국내에서는 2014년 CTLA-4 억제제 '여보이'를 시작으로 '키트루다', '옵디보', '티쎈트릭', '임핀지' 등이 잇따라 허가됐지만 현재까지 허가된 면역관문억제제는 모두 해외 기업이 개발한 제품이다.
반면 중국 바이오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항체 발굴부터 임상 진입, 환자 모집, 데이터 확보까지 전 과정을 빠르게 진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축적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술이전도 활발히 이뤄지면서 개발 경쟁력도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국내 기업들도 면역관문억제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뮨온시아는 PD-L1 면역관문억제제 'IMC-001'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와이바이오로직스는 PD-1 면역관문억제제 'YBL-006'의 글로벌 임상 1·2a상을 마치고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시장이 이미 PD-1·PD-L1 치료제를 중심으로 재편된 만큼 국내 기업들은 LAG-3, TIGIT, 4-1BB 등 차세대 면역관문 표적과 이중항체 플랫폼으로 개발 전략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업계는 국내 기업들의 상용화가 늦어진 배경으로 연구개발 역량보다 임상 단계에서의 투자 부족을 지목한다. 기초 연구와 후보물질 발굴은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대규모 임상을 수행할 자금과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아 개발 속도에서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기술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상용화까지 이어질 임상 데이터가 아직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국은 임상 진입과 데이터 확보 속도가 매우 빠르고 이를 기반으로 기술이전까지 이어가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면역항암제 경쟁이 단순히 후보물질 확보를 넘어 임상 개발 속도와 자금 조달 능력, 글로벌 기술이전 역량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차세대 면역관문과 이중항체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