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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번 기업도, 채권 뺀 가계도…올해 1분기 금융시장 '머니무브'

반도체 특수에 여윳돈 증가, 회사채 줄이고 주식·펀드로 이동

임채린 기자 | icr@newsprime.co.kr | 2026.07.07 17:28:54
[프라임경제] 올해 1분기 반도체 훈풍으로 역대급 여윳돈이 생긴 기업들이 회사채를 갚는 대신 은행 대출을 크게 늘린 가운데, 가계는 채권을 빼 주식·펀드로 자금을 대거 이동시키는 등 금융시장에 뚜렷한 '자금 대이동(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났다.

© 한국은행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부문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84조3000억원을 기록, 전분기(51조9000억원) 대비 큰 폭으로 확대됐다. 순자금운용은 각 경제주체가 굴린 돈(자금운용)에서 빌린 돈(자금조달)을 뺀 여윳돈을 의미한다.

이번 분기 가장 눈에 띄는 자금 흐름의 주체는 기업(비금융법인)이다. 1분기 비금융법인의 순자금운용액은 20조8000억원으로 전분기(1000억원)보다 크게 확대, 관련 통계 편제(2009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아울러 직전 최대치였던 지난 2024년 1분기(5조8000억원) 대비 15조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김용현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비금융법인은 일반적으로 실물 투자가 금융 투자보다 많아 자금 부족 주체에 해당하지만, 이번 분기에는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영업이익 급증으로 큰 폭의 여유 자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들의 자금 조달 방식에서는 뚜렷한 변동이 관찰됐다. 기업의 주식·회사채 발행을 뜻하는 '직접금융' 조달은 7조9000억원 감소로 순상환 전환됐다. 반면 은행 대출을 포함한 '금융기관 차입'은 전분기 10조6000억원에서 1분기 32조2000억원으로 3배 이상 폭증했다.
실적 호조로 자체 현금이 두터운 일부 기업은 채권 상환에 나선 반면 자금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거나 시설·운전자금 수요가 큰 기업들은 신규 채권 발행 대신 은행 차입에 더 의존한 결과로 풀이된다.

◆ 가계 여윳돈도 주식으로…채권 비중 줄이고 '위험자산 쏠림'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 역시 79조2000억원으로 전분기(51조원) 대비 확대됐다. 가계 부문에서도 급격한 이동이 확인됐다.

가계의 자금운용 중 주식과 펀드를 뜻하는 '지분증권·투자펀드' 운용액은 61조4000억원으로 전분기(34조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불었다. 반면 최근까지 인기를 끌었던 안정적 자산인 '채권'은 7조4000억원 감소을 기록, 순처분 기조를 이어갔다.

전체 자산 중 주식·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분기 26.4%에서 28.8%로 상승했지만 예금(43.2%→42.3%)과 채권 비중은 일제히 축소됐다.

김 팀장은 "금융기관 예치금 증가의 상당 부분은 증권예탁금 확대에 따른 것"이라며 "은행 예금 비중이 줄어든 반면 주식예탁금이 크게 늘어나는 등 주식 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자금순환 통계에서는 국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전분기 말 88.1%에서 85.3%로 2.9%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팀장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과 관련, "정부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 이하로 관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현재 가계부채가 상당 폭 관리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명목 GDP가 10% 이상 성장한다면 가계부채 비율도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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