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의 고용 지표 부진에 따른 달러화 약세와 일본 당국의 엔화 시장 개입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30원 넘게 폭락했다. 전날 기록했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상승분을 하루 만에 모두 반납하며 1520원대로 내려앉았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거래일 대비 30.2원 내린 1525.6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26일 이후 엿새 만의 1520원대 진입이자 지난달 17일 이후 최저치다. 이날 하락폭은 지난 4월8일 이후 가장 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 대비 11.3원 내린 1544.5원에 출발해 내리막길을 걷다 등락을 반복했다.
이후 오후 3시 전후로 낙폭을 빠르게 키우며 순식간에 1520원대까지 밀렸다.
환율 급락은 미국의 고용 쇼크에 따른 글로벌 달러화 강세 둔화가 견인했다. 미국의 지난달 비농업 부문 고용이 전월 대비 5만7000명 증가하는 데 그치며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감이 꺾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101 수준에서 고공 행진하다 100선으로 내려앉았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선 점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원화 약세를 부추겼던 엔화는 간밤 당국의 개입으로 강세 전환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달러·엔 환율은 전날보다 1.274엔 하락한 160.977엔을 기록했다.
이에 환율이 고점을 찍고 내려왔다는 인식이 확산, 수출업체의 달러화 매도 물량이 쏟아졌고 옵션시장의 매수 심리도 빠르게 청산됐다.
특히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약 2조2000억원 순매도세도 환율 하락 속도를 막지 못했다.
외환 당국의 개입 물량도 장 막판 낙폭을 키우는 데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BOJ)이 미국 독립기념일 대체 공휴일 휴장을 맞아 개입에 나선 것과 맞물려 한국 외환 당국도 동반 개입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인 외화 수급 요인과 외화 보유 성향으로 인해 향후 환율 하락 폭이 다소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료 가격 상승에 취약한 경제구조와 연준 금리 인상 부담, 엔화와의 동조화 등을 감안해도 최근 원·달러 환율의 상승 폭은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며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 규모 확대 등 원화 강세(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만한 요인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임 연구원은 "기업들의 해외 자회사 배당 등이 포함된 재투자수익수입과 거주자 외화예금이 늘어나는 등 원화 대신 외화를 보유하려는 성향이 강해진 상태"라며 "이러한 외화 선호 심리와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유지된다면 하반기에 달러화가 약해지고 엔화가 반등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의 하락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