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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韓 토큰화, 유럽보다 2년 앞서…'소각·발행' 실거래 검증 완료"

8만명·1만2000여개 가맹점 실증 통해 '화폐 단일성 유지' 세계 최초 입증

임채린 기자 | icr@newsprime.co.kr | 2026.07.01 18:16:52
[프라임경제] 한국은행이 주도하는 디지털화폐(CBDC) 실거래 테스트인 '프로젝트 한강'이 유럽 등 주요 선진국보다 약 2년가량 앞서 작동 가능한 시스템으로 구현됐다는 실증 결과가 국제무대에 공개됐다.  

© 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신현송 한은 총재는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주최 중앙은행 포럼에 참석해 '통합원장의 실제 구현: 프로젝트 한강의 교훈(A unified ledger in practice: lessons from Project Hangang)'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포럼은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학자, 시장전문가들이 모여 금융·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고위급 정책대화 자리다.  

이날 신 총재는 '화폐·지급결제·금융거래의 토큰화' 세션 발표를 통해 "프로젝트 한강은 화폐의 다음 진화 단계인 토큰화를 추상적 구상이 아니라 실제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구현한 선도적 사례"라며 "ECB가 오는 2028년을 목표로 청사진을 제시한 '아피아(Appia)'보다 2년 앞서 현실로 옮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미 완료된 1단계 실거래 사업의 구체적 성과가 세부 수치와 함께 드러났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진행된 실거래 시험에는 7개 주요 은행과 약 8만명의 이용자, 1만2000여개의 가맹점이 참여했다.

타행 간 이체 시 송금 은행의 예금 토큰을 없애고 수취 은행이 새로 발행하는 '소각 및 발행(burn-and-issue)' 메커니즘을 실제 환경에 적용, 어느 은행의 토큰이든 항상 액면가로 교환되는 '화폐의 단일성'을 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올해 하반기 시작될 2단계 사업에서 참가 은행을 9개로 확대하고, 국고금 집행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계획이다. 전기차 보조금과 공공부문 업무추진비에 프로그래밍 기능을 적용, 기존의 '사후 대사·감사(ex post)' 중심에서 '사전 조건 설정(ex ante)' 중심으로 재정 인프라의 패러다임을 전환한다.  

신 총재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국고금 집행은 지급 이후에 점검·정산하는 방식에 주로 의존하면서 잘못된 사용을 미리 막기 어렵고 점검·환수에 적지 않은 인력과 자원이 들었다"며 "프로그래밍 기능을 통해 이를 사전 규칙 중심으로 옮기면 재정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떠받치는 토대 자체를 바꾸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원장의 개념. © 한국은행


아울러 미래 화폐제도의 청사진으로 중앙은행 중심의 '통합원장(unified ledger)'을 제시, 민간 스테이블코인·탈중앙화 블록체인의 한계를 지적했다. 통합원장은 중앙은행 화폐, 상업은행 예금, 자산이 하나의 프로그래밍 가능한 플랫폼 위에 공존하는 형태다.  

신 총재는 "스테이블코인 등 민간 지급토큰은 발행자 사정 등에 가치가 출렁이고 어느 블록체인에 있느냐에 따라 같은 토큰도 서로 다른 돈으로 취급된다"며 "반면 예금토큰은 어느 은행에서든 똑같은 1원으로 통하고 익명으로 거래되는 민간 지급토큰보다 안전하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의 분절화와 수수료 상승 문제에 대해서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은 검증 참여자들에게 끊임없이 보상을 줘야 하고, 더 엄격하게 검증해 안전성을 높일수록 비용과 수수료가 치솟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중앙은행의 돈은 오랜 기간 화폐제도를 지탱해 온 '신뢰의 닻'"이라며 "이 신뢰를 활용하면 토큰화의 장점은 누리면서도 값비싼 합의 경쟁 없이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역설했다.

한은은 프로젝트 한강의 다음 단계로 국채 등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자산의 토큰화와 국가 간 결제 시스템 연계를 꼽았다.  

신 총재는 "중앙은행 돈과 예금에 더해 '자산'까지 토큰화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국채가 통합원장 안에서 발행·유통되면 국채 소유권과 대금의 교환이 동시에 처리되고 담보 관리가 자동화돼 중앙은행 본연의 책무인 통화정책과 금융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짚었다.  

또 미국·유럽 등 8개국 중앙은행이 참여하는 국경 간 결제 실험인 '프로젝트 아고라(Project Agora)'와의 연계 계획도 밝혔다.

신 총재는 "이를 통해 외환, 더 나아가 증권 결제를 한 번의 거래로 처리해 비용을 낮추고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화폐가 토큰화라는 전환기에 선 지금, 한은은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는 가운데 철저한 준비와 선제적 혁신으로 미래 화폐제도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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