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시설관리소가 수도공사용 관급 자재와 수도미터(계량기)를 원칙 없이 방만하게 관리해 온 사실이 대구시 감사에서 드러났다.
수요 예측 실패로 수년 치 재고를 쌓아두고, 전산 시스템과 실제 재고가 전혀 맞지 않으며, 자재를 야외에 방치해 부식시키는 등 관리 전반이 총체적으로 부실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 감사실은 시설관리소에 '주의 및 기관경고' 처분을 내렸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수도미터 재고 관리는 상식 밖이었다. 지침상 분기별 적정 물량을 구입해야 하지만 창고에는 엄청난 과다 재고가 쌓여 있었다.
구경 50㎜ 건식 수도미터의 경우 2024년 년간 출고량은 9개였으나 2025년도 재고는 118개로, 연간 소요량의 13.1배에 달했다. 구경 40㎜ 역시 연간 출고량의 11.8배가 넘는 재고를 쌓아두고 있다.
이외에도 대부분 품목에서 지나치게 많은 재고를 보유해 주먹구구식 구매를 해왔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물질 유입을 막는 부속품인 '스트레이너'는 전산 시스템에 입력을 누락하거나 일부 대형 구경 품목은 등록조차 하지 않았다.
공사용 자재 관리 실태는 더욱 심각했다. 구입 전 전산 재고를 확인해야 하지만 장부와 실제 수량은 따로 놀았다. 전산상 100개가 표기된 접합부속 등 5개 품목은 실제 창고에 단 한 개도 없었다.
선입선출 원칙도 무시되어 27년 전인 1999년에 구입한 자재가 아직도 창고 구석에 잠자고 있는 사례도 적발됐다.
자재 보관 상태도 낙제점이었다. 표준시방서상 야외 야적 시 차광막을 덮는 등 보호 조치를 해야 하지만, 시설관리소는 자재를 야외에 방치했다.
이로 인해 자재들이 태양열과 비바람에 노출되어 벌겋게 녹이 슬거나 코팅이 벗겨져 있었다.
이 같은 부실 실태에 대구시민들은 '먹는 물 안전'에 대한 극심한 우려를 터뜨리고 있다. 수도 자재는 가정까지 배달되는 통로여서 부식 상태가 수질에 직결된다.
불량 자재가 창고에 가득하고 전산망까지 부실해 실제 공사 현장에 어떤 자재가 묻혔는지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시민은 "기본 조치도 없이 비를 맞힌 수도관이 우리 집 앞 공사에 쓰였을지 불안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시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이미 시공된 자재들에 대한 안전성 점검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감사실은 예산 낭비와 자재 방치가 없도록 업무 재정비를 촉구했으며,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시설관리소 측은 지적 사항을 수용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