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상장사 평균 20년에 한 번꼴인 회계 심사·감리 주기를 코스피 10년, 코스닥 5년 수준으로 대폭 단축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고의적이고 중대한 회계부정이 적발된 기업에 대해서는 신속한 상장폐지까지 가능하도록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금융감독원은 한국회계학회와 함께 '회계 심사·감리제도 개선방향에 관한 연구 세미나'를 열고 예방 중심의 회계감독 체계 전환 방안을 논의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현행 회계 심사·감리 주기가 상장사 평균 20년 수준으로 지나치게 길어 예방적 기능이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마련됐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지난 2017년 회계개혁 이후 감사품질 등에 의미 있는 발전이 있었지만 반복되는 회계부정 사건이 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구조적 위협이 되고 있다"며 "회계부정을 조기에 식별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예방적 감독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해외 사례와 비교해 국내 회계 심사·감리 주기가 길어 적발의 적시성과 억제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현재 상장사 평균 20년 수준인 감리 주기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10년,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5년 수준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감리 주기 단축을 위해 현재 2개인 감리 전담 부서를 4개로 확대하고 전문 인력을 확충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감리 수단 역시 심사 단계에서는 현행 임의조사 방식을 유지하되 감리 단계에서는 일부 강제 조사수단을 강화하는 방향이 제안됐다.
또 고의적이고 중대한 회계부정이 적발된 기업에 대해서는 감리 결과를 상장폐지 절차와 연계해 신속한 퇴출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종합토론에서는 심사·감리 주기 단축과 인력 확충 필요성에 공감하는 한편, 인공지능(AI) 기반 위험도별 차등 심사와 전문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만 코스피 10년, 코스닥 5년 수준의 감리 주기 단축이 기업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단계적 실행 방안과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기영 한국회계학회장은 "회계정보의 신뢰성은 자본시장이 건강하게 작동하도록 돕는 기본적인 토대"라며 "회계 심사·감리주기를 단축하는 한편 기업과 감사인의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균형잡힌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이번 세미나 연구 결과와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회계 심사·감리 주기 단축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감리 인력 확충과 감리 수단 고도화 등 제도 개선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