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SK에너지가 업계에서 처음으로 주유소 공급가격을 주 단위로 사전 공지하는 새 가격체계를 도입한다. 경유 리터당 50원 할인도 시행한다.
그동안 정유사와 주유소 간 거래는 '사후정산' 방식으로 이어져 왔다. 석유제품을 먼저 공급하고, 이후 시장 가격을 반영해 가격을 뒤늦게 확정하는 구조다. 국제유가 변동성이 크다 보니 공급 시점에 가격을 못 박기 어려운 측면을 고려한 것.
하지만 이젠 달라진다. SK에너지는 이러한 구조를 바꾼다. 명확한 기준과 표준화된 거래조건을 토대로 주유소별 공급가격을 주 단위로 사전에 확정·고지하는 방식이다. 주유소 사업자 입장에선 가격을 미리 알고 판매가를 정할 수 있게 된다. 가격 결정 과정의 편리성과 투명성이 확보되는 셈이다.
새 가격체계의 시행 시점은 석유 최고가격제 종료 이후이며, 관련 절차를 거쳐 공식 도입된다.
오는 23일부터는 SK주유소에서 차량용 경유를 리터당 50원 싸게 살 수 있다. 직영주유소 73개소는 판매가를 직접 낮추고, 자영주유소에는 동일 수준의 할인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경유는 △화물차 △배송 차량 △소형 트럭 등 생업형 이동 수단의 주 연료다. 일반 승용차를 모는 이들에겐 50원 할인이 체감 효과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연료를 쓰는 생계형 운수 사업자에겐 큰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할인 정책은 석유 최고가격제가 종료될 때까지 최장 한 달간 한시 운영된다. SK에너지는 앞서 전국 SK주유소 유통망을 대상으로 매월 최대 200억원 규모의 '고유가·위기극복 지원금' 지급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발표엔 에너지 안보 관련 계획도 담겼다. SK에너지는 현재 약 70% 수준인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을 50%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수입처 확대와 다변화 설비 투자 등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중동 외 대체 원유 확보 노력은 이미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원유 종류와 수입 지역을 더욱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치들은 지난 4월 국회에서 체결된 정유사·주유소 간 상생협약의 후속 이행이기도 하다. 당시 SK에너지를 포함한 정유업계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산업통상부,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사후정산 방식 개선·거래구조 투명화에 합의한 바 있다.
김종화 SK에너지 사장은 "공급가격 결정 구조 개선과 국민 생활안정 지원, 원유 도입선 다변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