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탈모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탈모 급여화' 정책 추진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탈모 문제를 단순 미용이 아닌 삶의 질과 사회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보고 건강보험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정작 수혜 대상으로 거론되는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정책의 우선순위와 재정 효율성 측면에서 의문을 제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하반기 주요 정책과제로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건강보험은 원형탈모나 지루성 피부염에 따른 탈모 등 질환성 탈모에 한해 적용되고 있으며, 유전적 요인이 큰 남성형 탈모 등은 비급여 영역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청년층 탈모가 취업과 대인관계, 정신건강 등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조사에서도 급여 확대에 대한 긍정 여론이 확인된 만큼, 재정 소요와 적용 범위 등 세부 검토를 거쳐 정책 추진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제약업계의 시선은 다소 다르다. 업계에서는 건강보험 재정이 한정된 상황에서 탈모 치료제 급여화를 우선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필수의약품과 퇴장방지의약품에 대한 약가 보상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긴급성이 낮은 탈모 치료에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정책 우선순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일부 필수의약품이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생산 중단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민 건강과 직결된 의약품 공급 안정화가 먼저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강보험 재정의 역할 역시 생명과 안전에 필수적인 치료 영역에 우선 집중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시장 환경도 반대 논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은 다수의 제네릭 제품이 경쟁하며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업계에서는 고가 항암제나 희귀질환 치료제처럼 환자 부담이 과도한 영역과 비교할 때 탈모 치료제가 급여화 필요성이 높은 시장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제네릭 약가 인하 정책이 본격 시행될 예정인 점도 업계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비급여 탈모 치료제가 급여권으로 편입될 경우 추가적인 약가 인하 압력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제약사의 수익성 악화와 연구개발 투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결국 탈모 급여화 논의는 청년층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려는 정책적 필요성과 건강보험 재정 효율성, 제약산업의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다음 달 국민 의견 수렴 절차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급여 적용 범위와 재정 부담, 산업 영향 등을 둘러싼 논의가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