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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기술만으론 어렵다" 해양수산 창업 해법은

해수부·KIMST 창업설명회 개최…실증처·초기 수요처 확보 과제로

김우람 기자 | kwr@newsprime.co.kr | 2026.06.17 16:58:02
[프라임경제] 해양수산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와 초기기업들이 여의도에 모였다. 정부 지원사업을 확인하려는 발길이 이어졌다. 반면 기술을 실제 시장에서 팔 수 있는 사업으로 만드는 과정, 즉 실증과 투자, 판로 확보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임채호 해양수산부 해양수산과학기술정책과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2026 해양수산 창업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김우람 기자


17일 해양수산부와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이 주관하고 킹고스프링이 운영하는 '2026 해양수산 창업설명회(OCEAN STARTUP WAVE)'가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해양수산 창업기업과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KIMST 창업기업 지원 방향 △해양수산 기술사업화 전략 △투자유치 전략 △시장 진입 방안 등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장에는 창업 지원사업 설명을 듣기 위한 참석자들과 1대1 상담을 받으려는 초기기업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임채호 해양수산부 해양수산과학기술정책과장은 인사말에서 "해양수산 산업은 전통적인 어업이나 물류의 틀을 벗어나고 있다"며 "첨단 과학기술과 융합하며 블루 이코노미의 핵심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AI·AX 전환을 해양수산업 도약의 계기로 보고 있다. 창업을 일부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라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분야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KIMST는 이날 예비창업자부터 스케일업 기업까지 이어지는 성장 단계별 지원체계를 소개했다. 창업 콘테스트와 액셀러레이터 운영, 블루스타트업 지원을 통해 초기 아이디어와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고, 이후 민간투자 기반 사업화 지원과 오픈이노베이션, 투자유치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구조다.

박선영 KIMST 창업투자팀장은 "창업설명회와 창업 콘테스트를 통해 들어온 기업들이 액셀러레이팅과 자금 지원을 거쳐 예비오션스타, 오션스타 기업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흐름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KIMST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해양수산 창업투자 지원을 받은 기업은 700개사를 넘었다. 같은 기간 누적 투자유치액은 약 2250억원, 매출은 약 4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규 일자리는 1200명 이상, 신규 창업은 90개 이상 창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장 강연에서는 지원사업 참여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해양수산 기술창업은 연구개발과 시제품 제작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검증받고, 이를 매출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병목이 생기기 쉽다는 것이다.

엄정한 큐리어스 특허법률사무소 파트너 변리사는 '해양수산테크 스타트업을 위한 기술사업화 전략' 강연에서 수중드론 기업 A사 사례를 들었다. A사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제품 제작과 현장 실증을 진행했지만, 사업화 과정에서 공공시장 진입의 속도와 발주 규모라는 현실을 마주했다.

엄 변리사는 "공공 부문에는 수요가 많지만 예산 편성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PoC 이후에도 발주 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기술 검증과 실제 매출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양수산 창업기업이 기술 자체보다 시장의 크기와 구매 구조를 함께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 당장의 시장이 작더라도 5년 뒤 커질 가능성이 있다면 빠르게 진입해야 하지만, 반대로 기술 완성도만 믿고 수요처를 확인하지 않으면 사업화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취지다.

해상여객산업의 디지털 전환도 창업 기회로 언급됐다. 항공권 예약과 달리 일부 페리·크루즈 예약은 여전히 전화나 엑셀 기반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있어, 해상여객 분야에도 유통·예약 시스템 고도화 수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행사를 운영한 킹고스프링은 해양수산 창업 분야의 확장성에 주목했다. 양희원 킹고스프링 부대표는 "해양수산 창업기업은 딥테크부터 소비재까지 영역이 넓다"며 "테크 기업은 시장 진입과 실증, 소비재 기업은 빠른 매출 창출과 스케일업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해양수산 분야의 딥테크 기업과 소비재 기업을 가리지 않고 투자와 액셀러레이팅을 이어갈 것"이라며 "후속 투자와 TIPS·LIPS 등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유망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행사장에서는 지원사업만큼이나 실증처와 초기 수요처에 대한 관심도 컸다. 기술을 만들었더라도 어디서 검증하고, 누가 실제로 구매할 것인지가 정리되지 않으면 사업화 단계에서 막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2026 해양수산 창업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창업 지원사업과 기술사업화 전략을 듣고 있다. = 김우람 기자


해양수산 창업의 범위도 넓어졌다. 친환경·첨단 선박과 해양에너지처럼 기술 장벽이 높은 분야가 있는가 하면, 스마트양식·해양바이오·수산식품·해상물류처럼 소비자나 현장 수요와 맞닿은 분야도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 반복된 키워드는 결국 '사업화'였다. 좋은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도 검증할 현장과 사줄 고객을 찾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가기 어렵다는 점이 현장에서 확인됐다.

결국 앞으로의 과제는 지원사업과 현장을 얼마나 가깝게 붙이느냐다. 창업기업이 기술을 검증할 공간을 얻고, 초기 수요처와 만날 수 있어야 해양수산 창업도 실제 매출과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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