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부산 북구 덕천2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하정우 부산 북구갑 후보가 함께 투표하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과 하정우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북구갑 후보의 '브로맨스'에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전 당선인은 지난 12일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 10층에 마련된 '다시 뛰는 부산 위원회' 복도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선거 후 지금까지 하정우 후보와 통화조차 못 해봤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하 전 후보의 부산시정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도 "현재 인선 구상에는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선거운동 당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장면이다. 전 당선인은 자신의 3선 지역구였던 북구갑에 출마한 하 후보를 "정우 동생"으로 칭하며 살뜰히 챙겼고, 하 후보 역시 "재수 행님"이라 부르며 의지하고 따랐다.
특히 선거 마지막 날인 지난 2일 전 당선인은 북갑을 최종 유세지로 잡았다. 법정 선거운동 종료 시각까지 하 후보와 함께 지역 곳곳을 돌며 '심야 도보 유세'를 이어갔다. 당시 두 사람의 끈끈한 관계만 놓고 보면, 선거 후 일주일이 넘도록 전화 한 통 없었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더욱이 하 전 후보는 낙선 이후 구포시장을 돌며 주민 인사를 이어가고 있고, 오는 16일에는 제주에서 AI 관련 특강에도 나선다. 그가 대외 행보를 재개한 가운데, 막판까지 자신을 지원한 전 당선인과의 소통이 없었다는 점에서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간극이 엿보인다.
하 전 후보는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제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다시 구포시장으로 향한다"며 "아침 문을 여는 소리, 국수 삶는 김, 상인들의 목소리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인사를 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미안하다, 그래도 계속하라"는 격려와 생활 민원을 들으며 "표로 다 담기지 못한 마음들이 골목마다 남아 있음을 배운다"고 했다.
하 전 후보의 낙선은 전 당선인에게도 뼈아픈 결과였다. 전 당선인은 지난 4일 부산 충렬사 참배 뒤 "부산 18석 가운데 단 한 석만은 꼭 지켜달라고 눈물로 호소했지만, 하정우를 끝내 지켜내지 못한 저의 부족함이 너무나 아프다"고 심경을 밝혔다.
6·3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에서 하 후보는 41.26%를 얻어 42.96%를 기록한 무소속 한동훈 후보에게 1392표, 1.7%p 차로 석패했다.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는 15.76%였다.
반면 부산시장 선거에서 전 당선인은 북구갑 8개 동 기준 55.0%를 얻었다. 같은 유권자들이 시장 선거에서 전재수를 선택했지만, 보궐에서는 하정우 대신 한동훈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 당선인 역시 부담이 컸다. 선거 내내 북갑 보궐 지원에 적잖은 시간을 쏟으면서 시장 선거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고,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도 2.38%p 격차의 신승에 그쳤다.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지키려다 발이 묶인 셈이다.
여권 한 지역 인사는 "하 전 후보가 부산을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는 8월 민주당 전당 대회를 앞두고 북갑 지역위원장을 맡아 정치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하 연대의 균열인지, 선거 과정의 앙금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다만 두 사람이 약속했던 해양수도 부산의 완성과, '보수 텃밭'에서 민주당에 힘을 실어준 시민들의 기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전재수 시정과 하정우의 AI 전문성이 다시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