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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온기'에 1분기 韓 GDP 1.8% 성장

실질 GDI 13%대 급증…한은 "1인당 4만달러 조기 달성 가능성"

임채린 기자 | icr@newsprime.co.kr | 2026.06.09 10:39:40
[프라임경제]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8%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지난해 4분기 역성장(-0.1%)에서 벗어나 설비투자 증가와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며 한국은행의 기존 속보치 추계보다 0.1%포인트(p) 상향 조정됐다.

특히 대표 수출품인 반도체 가격 상승에 힘입어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이례적인 급성장세를 기록했다.

© 한국은행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 및 기자설명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1.8%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 3.8% 성장한 수치다.

앞선 속보치 추계 당시 반영되지 못했던 지난 3월 실적이 반영되면서 설비투자와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속보치보다 0.1%p 상향 조정됐다. 한은 측은 이번 상향 조정으로 인해 연간 전체 성장률을 올리는 상방 압력도 함께 커졌다고 평가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와 금융 등 서비스 소비가 모두 늘며 전분기 대비 0.6% 증가했다. 반면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 등이 줄면서 0.4% 감소했다.

투자 부문은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나타냈다. 건설투자는 건물·토목건설이 모두 늘어 1.4%,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동반 호조를 보이며 6.6%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5.9%, 수입 역시 기계·장비 및 자동차 유입으로 3.9% 늘었다.

© 한국은행


경제활동별로는 운송장비와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를 앞세운 제조업이 전분기 대비 3.9% 증가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건설업 또한 건물·토목건설 실적 호전에 힘입어 2.2%,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금융·보험업 호조의 영향으로 0.6% 성장했다. 농림어업은 4.3% 증가했다.

한편, 종합적인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12.9% 상승했다. 명목 GDP 또한 제조업 임금 상승에 따른 피용자보수 증가(+4.0%)와 제조업·금융업 중심의 총영업잉여 증가(+17.0%)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10.5% 증가했다.

김화용 한은 경제통계1국 국민소득부장은 "GDP 디플레이터는 내수뿐 아니라 국내 물가와 직접 관련이 없는 수출물가까지 포함하는 종합 물가지수"라며 "이번 상승률 확대는 내수 과열보다는 수출품 가격 상승으로 우리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좋아진 결과"라고 짚었다.

◆'반도체 효과'에 실질 GDI·GNI 급증

실제로 물량 중심의 실질 GDP보다 소득 지표의 개선세가 훨씬 가팔랐다.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 생산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 동기 대비 13.2% 급증했다.

© 한국은행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인 실질 국민총소득(GNI) 역시 교역조건 개선과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 확대(8조2000억원 → 11조6000억원)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9.2% 증가해 실질 GDP 성장률을 크게 상회했다. 명목 GNI 또한 전분기 대비 11.0% 증가했다.

국가를 하나의 반도체 기업으로 비유할 때, GDP가 공장을 돌려 만들어낸 반도체의 '물량'이라면 GDI는 실질 구매력에 해당한다. 통상 우리나라는 국제유가가 오르면 수입 비용이 늘어 GDI 증가율이 GDP를 밑돌지만 이번에는 반도체 등 수출품 가격 상승폭이 원유 등 수입품 가격 상승폭을 웃돌면서 GDI가 GDP를 큰 폭으로 추월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김 부장은 "교역조건 개선으로 소비와 투자에 쓸 수 있는 재원이 늘어나 성장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당초 오는 2028년으로 예상됐던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 시기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그는 "현재와 같은 높은 명목 증가세가 지속된다면 금년 중 1인당 GNI가 4만달러 수준에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기업 실적 호조로 조기 달성 가능성이 커진 것은 분명하나, 향후 기업 실적 지속 여부와 원·달러 환율 향방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2024년 국민계정(확정) 및 2025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1인당 국민총소득(GNI)는 5257만원(3만6963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3월 공개한 3만6855달러 대비 108달러 증가했다.

최근 고환율 추세가 명목 지표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수출과 수입 효과가 일부 상쇄돼 정확한 영향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1분기 총저축률은 41.7%로 전분기 대비 5.7%p 상승한 반면, 가계순저축률은 8.8%로 0.3%p 소폭 하락했다. 국내총투자율은 전분기보다 2.9%p 낮아진 25.3%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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