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40대 자영업자 A씨. 최근 신규 직원 채용을 진행했지만, 결국 입사를 앞두고 계획을 접어야 했다. 인건비와 임차료, 식자재비 등 운영 부담이 예상보다 빠르게 커진 탓이다. 결국 사업 확장보다 급한 건 운영자금 마련이었다. 문제는 A씨와 같은 자영업자와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금융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자금 공급 기조를 이어가면서 기업과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사상 처음으로 2060조원을 돌파했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산업별 대출금은 전분기말 대비 35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대출금 잔액은 206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폭은 지난 2022년 3분기(56조7000억원) 이후 14개 분기 만에 최대치다.
이혜영 한은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팀 팀장은 "금융기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따라 기업 부문 대출이 늘어난 데다, 전분기 재무 비율 관리를 위해 일시 상환됐던 대출이 재취급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보면 도·소매업, 금융·보험업, 부동산업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업 대출금 증가폭이 전분기 9조2000억원에서 24조원으로 크게 뛰면서 전체 증가폭을 키웠다. 이 역시 지난 2022년 3분기(38조6000억원) 이후 14개 분기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증감액 추이. © 한국은행
도·소매업 대출은 지난해 4분기 3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4조9000억원으로 증가폭이 대폭 확대됐다. 전분기 말 재무 비율 관리를 위해 일시 상환됐던 자금의 재취급과 일부 기업의 회사채 상환 수요, 업황 개선에 따른 자금 수요가 맞물린 탓이다.
금융·보험업 대출은 같은 기간 6조9000억원에서 9조8000억원으로 증가폭을 넓혔다. 이는 자본시장 호황에 따른 증권사의 신용공여 자금 수요와 더불어 투자자금 수요, 금리 인상 전 자금을 선조달하려는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부동산업 대출은 지난해 4분기 3000억원 증가에서 올해 1분기 2조6000억원 증가로 늘어나며 2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 팀장은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매·상각으로 전분기 부동산업 대출 증가폭이 크지 않았던 만큼, 올해 1분기에는 증가폭이 더 크게 나타난 측면이 있다"며 "이를 곧바로 건설업황 회복이나 부동산금융 확대 신호로 해석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건설업 대출은 정부 발주 공사 등 현재 진행 중인 건설 공사의 영향으로 건설기성액이 늘면서 4000억원 증가해 7개 분기 만에 증가 전환했다.
제조업 대출은 화학·의료용제품(2조4000억원), 제1차금속(2조1000억원) 등 대형 업종을 중심으로 자금 수요가 유입되며 증가폭이 전분기 1조2000억원에서 11조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대출 용도별로는 임금·이자 지급 및 원재료 매입을 위한 운전자금 대출이 지난해 4분기 1조9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26조2000억원으로 폭증, 설비 투자를 위한 시설자금 대출은 같은 기간 6조6000억원에서 9조4000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이 9조6000억원에서 25조원으로 증가폭이 크게 확대,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1조1000억원 감소에서 10조6000억원 증가로 돌아서며 증가 전환됐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된 '회사채 발행 위축에 따른 은행권 대출 풍선효과' 지적에 대해 한은은 풍선효과라기보다 금융기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예금은행 기준 대기업 대출이 9000억원에서 12조7000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었고, 중소기업 대출 역시 6조9000억원에서 11조6000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제조업 내 중소기업 대상 대출금은 4조7000억원 증가해 지난 2022년 2분기(4조8000억원) 이후 15개 분기 만에 최대치로 집계됐다.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개인사업자 대출 또한 보합 수준에서 1조5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