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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합병?" 휴온스글로벌, 주주 의심 해소할 수 있을까

기술수출 앞둔 휴온스랩 가치 논란에 승계 의혹까지…주주환원 카드 꺼내

박선린 기자 | psr@newsprime.co.kr | 2026.06.08 12:02:46
[프라임경제] 휴온스그룹이 추진 중인 휴온스랩과 휴온스의 합병을 둘러싸고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직접 진화에 나섰다. 회사는 연구개발 자금 확보와 재무 안정성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기업가치 이전과 승계 문제를 둘러싼 의구심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휴온스글로벌, 주주 설득 나섰지만…합병 둘러싼 의구심은 해소됐나

휴온스글로벌(084110)은 최근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주주 간담회를 열고 비상장 바이오 자회사 휴온스랩과 상장사 휴온스(243070)의 합병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달 합병 계획 발표 이후 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마련된 자리다.

휴온스글로벌이 지난 4일 성남 판교 사옥에서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합병에 관한 주주 간담회를가졌다. © 휴온스글로벌


이번 합병은 휴온스글로벌이 지분 64.1%를 보유한 휴온스랩을 휴온스가 흡수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회사 측은 최근 정부의 중복상장 규제 기조와 바이오 투자심리 위축으로 휴온스랩의 독자적인 자금조달이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설명한다. 적자가 누적된 상황에서 연구개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현금창출력이 있는 사업회사와의 결합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주장이다.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대표는 "지주회사 체제에서 자회사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합병을 통해 재무적 부담을 줄이고 연구개발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주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가장 큰 쟁점은 휴온스랩의 미래 가치다. 휴온스랩은 현재 글로벌 제약사들과 플랫폼 기술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기술수출이 성사될 경우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데, 그 전에 합병을 추진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주주들은 기술수출 성과가 가시화되기 전 상대적으로 낮은 가치로 합병비율이 산정될 경우 향후 가치 상승분이 휴온스 주주들에게 이전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휴온스글로벌 주주 입장에서는 핵심 성장자산의 과실을 충분히 누리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거래를 오너 일가의 향후 승계 구도와 연결해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휴온스랩의 가치가 휴온스로 이전되면 상대적으로 휴온스글로벌의 기업가치가 낮아질 수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이나 승계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회사 측은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송 대표는 "합병 과정에서 승계 관련 논의는 전혀 없었다"며 "대주주 지분 증여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쟁점은 주주 권리 문제다. 실제 합병 당사자는 휴온스와 휴온스랩이기 때문에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은 직접적인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반면 휴온스 주주들은 합병에 반대할 경우 법적으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모회사 주주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휴온스랩 합병 논란의 본질…자금조달 논리와 주주가치 훼손 우려의 충돌

논란이 확산되자 휴온스글로벌은 주주환원 카드까지 검토하고 있다. 회사는 합병이 성사될 경우 확보하게 되는 휴온스 신주 일부를 일반주주에게 현물배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근본적인 의문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금조달이 목적이었다면 유상증자나 외부 투자 유치, 차입 등 다른 선택지도 존재했던 만큼 왜 반드시 합병이어야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 휴온스글로벌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합병 자체보다도 '가치 이전의 방향'에 있다. 휴온스랩의 미래 성장성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모회사 주주들의 권리가 적절히 보호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 한 주주들의 반발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휴온스글로벌은 오는 7월3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 의견 수렴을 계속할 계획이다. 회사는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제한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으며, 주주들이 반대할 경우 합병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자회사 합병을 넘어 국내 상장사들이 반복적으로 직면해 온 소액주주 보호와 지배구조 투명성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후폭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설명하는 자금조달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지만, 시장이 문제 삼는 건 필요성이 아니라 시점과 구조"라며 "특히 기술수출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기업가치 산정의 적정성과 모회사 주주 보호 방안이 충분히 설득되지 못하면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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