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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기종·중단거리…제주항공 20년이 만든 LCC 성장법

첫 취항 이후 누적 수송객 1억3755만명…기단 현대화·노선 효율화로 다음 성장 준비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6.06.05 11:03:05
[프라임경제] 제주항공(089590)이 6월5일 취항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06년 제주~김포 노선에서 출발한 제주항공은 20년 동안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의 성장을 상징하는 항공사로 자리 잡았다. 한 항공사의 사세 확장을 넘어, 국내 항공시장이 대형항공사 중심 구조에서 실질적 경쟁체제로 이동하는 과정의 한 축을 담당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제주항공은 취항 이후 20년 연속 국내 LCC 연간 수송객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06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여객 증가율은 22.7%를 기록했으며, 올해 5월 말 기준 누적 수송객은 1억3755만명에 달한다.

취항 첫해 연간 수송객은 25만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7년 연간 수송객 1000만명을 넘어섰고, 2023년 7월에는 국내 LCC 최초로 누적 수송객 1억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축됐던 여객 수요는 2023년부터 연간 1000만명대를 회복하며 다시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낮은 비용구조가 만든 경쟁력

제주항공 성장의 핵심에는 단일기종 운영 전략이 있다. 제주항공은 2008년 B737-800NG 도입 이후 단일 기단 체제를 유지하며 조종사 훈련, 정비, 부품 관리 등 항공기 운영 전반의 효율성을 높여왔다.

단일기종 전략은 LCC 사업모델의 기본에 가깝다. 항공기 종류가 단순할수록 정비 체계와 부품 재고 관리가 효율화되고, 조종사·승무원 운용에도 유연성이 생긴다. 이는 곧 비용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제주항공이 지난 20년간 중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빠르게 노선을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이 같은 운영 구조가 자리한다.

제주항공이 6월5일로 취항 20주년을 맞았다. ⓒ 제주항공


실제 제주항공은 김포~제주 노선 취항 이후 같은 해 김포~부산, 부산~제주 노선으로 국내선 네트워크를 넓혔다. 2009년 3월에는 인천~오사카 노선을 시작으로 국제선 시장에 진입했고, 이후 일본·중화권·동남아 등 중단거리 국제선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제주항공은 '짧게, 자주 떠나는 여행'이라는 새로운 항공 소비 흐름을 확산시키는 데 역할을 했다. 과거 항공여행이 상대적으로 특별한 소비에 가까웠다면, LCC 확대 이후 일본·동남아 등 중단거리 여행은 보다 일상적인 선택지가 됐다. 제주항공의 20년은 이 같은 항공여행 대중화의 흐름과 겹친다.

◆44대 기단·64개 노선…현대화로 다음 20년 준비

제주항공은 현재 여객기 44대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선 7개 노선과 일본·중국·동남아·대양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57개 노선을 포함해 총 64개 노선을 운항 중이다.

최근에는 기존 B737-800NG 중심의 기단을 차세대 항공기 B737-8로 전환하는 기단 현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항공은 2023년부터 지난 5월까지 B737-8 12대를 구매 도입했으며, 경년 항공기의 반납과 매각을 병행하며 운영 효율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기단 현대화는 항공기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연료 효율 개선은 항공사의 원가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탄소배출 저감 등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중요한 과제다. 특히 LCC는 운임 경쟁력과 비용구조가 사업 경쟁력의 핵심인 만큼, 차세대 기재 도입은 향후 수익성과 노선 경쟁력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노선 전략도 시장 상황에 맞춰 조정되고 있다. 중국 무비자 정책 시행에 맞춰 기존 중국 정기노선 외에도 다양한 부정기 노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 노선에서는 인천~도쿄·오사카·후쿠오카 등 대도시뿐 아니라 시즈오카·마쓰야마·히로시마·고베 등 소도시 노선까지 넓히고 있다.

이는 단순히 노선 수를 늘리는 방식과는 다르다. 대도시 중심의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지방 소도시와 틈새 노선을 발굴해 수요를 세분화하는 전략이다. 여행 수요가 다양해지고 짧은 일정의 해외여행이 늘어나는 흐름에 맞춘 대응이기도 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단일기종 운영을 기반으로 비용 경쟁력과 운영 효율성을 확보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며 "앞으로도 안전운항을 기반으로 기단 현대화와 효율적인 노선 운영을 통해 고객 편의와 여행 경험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의 지난 20년은 국내 LCC 시장이 자리 잡는 과정 그 자체였다. 앞으로의 과제는 성장의 속도보다 지속가능성이다. 기단 현대화와 노선 효율화, 그리고 안전운항을 기반으로 한 신뢰 확보가 다음 20년의 경쟁력을 가를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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