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5월 수입 승용차 시장은 4월보다 숨을 골랐다. 신규 등록대수는 3만대 아래로 내려왔지만, 시장의 무게중심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가 전체 등록의 90% 가까이를 차지했고, 테슬라는 한 달 판매량만으로 수입차시장 3분의 1 이상을 가져갔다.
전월 대비 감소라는 흐름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시장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수입차시장은 더 이상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의 경쟁만으로 설명되기 어려워졌다. 전기차 물량, 하이브리드 수요, 특정 브랜드의 공급 흐름이 월간 순위를 좌우하는 구조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5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는 2만9860대다. 이는 4월 3만3993대보다 12.2% 줄어든 수치다. 다만 지난해 5월(2만8189대)과 비교하면 5.9% 증가했다. 1~5월 누적 등록대수는 14만5973대로 전년 동기 11만341대 대비 32.3% 늘었다.

지난해 4월 국내에 출시된 New Model Y. ⓒ 테슬라 코리아
정윤영 KAIDA 부회장은 "5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은 일부 브랜드의 물량부족 및 휴일로 인한 영업일수 감소 등으로 전월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전월 대비 감소에도 누적 성장세는 유지됐다. 4월까지 큰 폭으로 확대됐던 수입차 등록 흐름이 5월 들어 조정을 받았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시장 규모는 여전히 커진 상태다. 판매량의 출렁임보다 전동화 중심의 수요 구조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실적의 핵심이다.
◆전기차 비중 낮아졌지만 전동화 중심 유지
5월 수입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연료는 전기였다. 전기차 등록대수는 1만4520대로 전체의 48.6%를 차지했다. 4월 53.9%와 비교하면 비중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전체 수입차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전기차가 차지했다.
하이브리드는 1만2071대로 40.4%를 기록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합친 등록대수는 2만6591대. 전체 수입 승용차 등록대수의 89.0%가 전동화 모델에서 나왔다. 반면 가솔린은 3092대, 디젤은 177대에 그쳤다. 가솔린(10.4%)과 디젤(0.6%)을 합친 내연기관 비중은 11.0% 수준이다.
수입차시장에서 전동화 모델이 주류로 자리 잡은 흐름은 이제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려워졌다. 전기차 비중은 월별 물량 흐름에 따라 출렁일 수 있지만, 하이브리드가 이를 받치면서 전체 전동화 비중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기차가 앞에서 시장을 흔들고, 하이브리드가 뒤에서 수요를 지탱하는 구조다.

순수 전기 중형 SUV '씨라이언 7'. ⓒ BYD코리아
배기량별 등록대수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 2000㏄ 미만은 8913대, 2000㏄ 이상 3000㏄ 미만은 5537대다. 3000㏄ 이상 4000㏄ 미만은 471대, 4000㏄ 이상은 419대에 머물렀다. 반면 기타로 분류되는 전기차는 1만4520대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수입차시장을 배기량 중심으로 나누던 방식의 설명력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국가별로는 유럽 브랜드가 1만5511대로 51.9%를 차지했다. 미국 브랜드는 1만1147대로 37.3%를 기록했다. 일본 브랜드는 2170대, 중국 브랜드는 1032대였다. 유럽 브랜드가 여전히 가장 큰 축을 형성하고 있지만, 테슬라의 등록 흐름에 따라 미국 브랜드 비중이 크게 움직이는 구조도 이어졌다.
브랜드별 순위에서는 테슬라의 존재감이 압도적이었다. 테슬라는 5월 한 달 동안 1만866대를 등록하며 1위에 올랐다. 전체 수입 승용차 등록대수의 36.4%를 테슬라 한 브랜드가 차지했다. 2위 BMW는 6555대, 3위 메르세데스-벤츠는 3553대였다.
4월과 비교하면 테슬라 등록대수는 줄었지만, 시장 장악력은 여전히 컸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상위권을 지켰음에도 월간 시장의 방향은 테슬라 물량에 크게 좌우됐다. 수입차시장 순위 경쟁이 브랜드 전통이나 라인업 폭보다 특정 전기차 모델의 공급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모델별 순위에서도 테슬라 쏠림은 분명했다. 5월 베스트셀링 모델은 테슬라 모델 Y 프리미엄으로 7195대가 등록됐다. 이 한 차종만으로 전체 수입 승용차시장의 24.1%를 차지했다. 2위도 테슬라 모델 Y L로 1513대였다. BMW 520은 1390대로 3위에 올랐다.
4월에 이어 5월에도 모델 Y 중심의 시장 쏠림은 이어졌다. 수입차시장 전체가 3만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모델 Y 프리미엄 한 차종이 7000대 넘게 등록됐다는 점은 현재 시장의 특수성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수입 세단 강자인 BMW 520이 3위에 올랐지만, 선두권 경쟁의 판은 이미 전기차 중심으로 기울었다.
◆독일 프리미엄 견고함·중국 브랜드의 속도
테슬라가 시장 상단을 흔드는 사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는 여전히 기본 체력을 유지했다. BMW는 6555대로 2위, 메르세데스-벤츠는 3553대로 3위를 기록했다. 아우디도 1509대로 4위에 오르며 독일 프리미엄 3사의 상위권 구도는 유지됐다.
다만 시장을 주도하는 방식은 이전과 달라졌다. 과거 수입차시장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양강 구도, 여기에 아우디·렉서스·볼보 등이 뒤따르는 흐름으로 설명됐다. 5월 실적에서는 이 구도가 여전히 남아 있으면서도, 테슬라가 물량으로 시장의 중심을 가져가는 양상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렉서스 1291대, 볼보 1058대, 포르쉐 820대, 토요타 804대를 기록했다. 전동화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에 강점을 가진 일본 브랜드도 일정한 수요를 확보했다. 특히 전기차 전환 속도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하이브리드는 여전히 현실적인 선택지로 작동하고 있다.
BYD의 흐름도 주목할 부분이다. BYD는 5월 1032대를 등록하며 브랜드별 순위 7위에 올랐다. 4월 2023대와 비교하면 등록대수는 줄었지만, 국내 수입차시장에 진입한 지 오래되지 않은 중국 브랜드가 월 1000대 이상을 이어갔다는 점은 의미가 작지 않다.

BYD Auto 송파전시장 전경. ⓒ BYD코리아
국가별 기준에서 중국 브랜드 비중은 3.5%다. 아직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단일 브랜드 순위에서는 BYD가 볼보 다음, 포르쉐와 토요타보다 앞선 위치에 자리했다. 중국 브랜드 존재감이 전체 비중보다 브랜드 순위에서 더 빠르게 드러나는 모습이다.
구매 유형별로는 개인 구매가 1만9962대로 66.9%, 법인 구매가 9898대로 33.1%를 차지했다. 개인 구매 지역별 등록은 경기 6603대, 서울 4039대, 대구 1259대 순이었다. 법인 구매는 부산 3012대, 인천 2686대, 경남 1318대 순으로 집계됐다.
결국 5월 수입차시장은 전월 대비 감소에도 구조적 변화가 되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기차 비중은 4월보다 낮아졌지만, 하이브리드가 이를 보완하며 전동화 중심 흐름은 유지됐다. 테슬라는 여전히 시장 전체를 흔드는 브랜드로 남았고, BYD는 속도 조절 속에서도 상위권 진입 가능성을 이어갔다.
수입차시장의 경쟁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와 프리미엄 이미지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월간 실적을 좌우하는 힘은 전동화 물량과 가격 경쟁력, 특정 인기 모델의 공급 능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5월 실적은 그 변화가 일시적 돌풍에 머물지 않고, 수입차시장의 새로운 경쟁 질서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