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들수록 후보들의 입에서는 대형 개발 공약이 쏟아진다. 그러나 새로운 비전보다 더 흔한 것은 이미 추진 중인 사업에 자신의 이름을 덧칠하는 정치적 포장술이다.
조국혁신당 김성환 광주 동구청장 후보와 무소속 김회수 화순군수 후보가 1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와 화순을 연결하는 철도망 구축 구상을 발표했다. 광주 동구 용산동에서 화순역까지 철도를 연결하고 광주도시철도 1호선 용산차량기지를 화순으로 이전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공약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임택 광주 동구청장 후보와 임지락 화순군수 후보는 같은 날 공동 논평을 내고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을 새로운 공약처럼 포장한 선거용 생색내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두 후보는 공동 논평에서 "광주·화순 철도 연결 구상은 이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 특례 조항에 반영돼 있는 내용"이라며 "공론화되고 추진 방향이 제시된 사업을 마치 새롭게 발굴한 정책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지역 발전을 위한 진지한 정책 경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광주·화순 광역철도 사업은 이미 국가계획 반영을 목표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는 광역교통체계 구축 차원에서 광주~화순 광역철도 사업을 핵심 현안으로 추진해 왔고,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과 예비타당성조사 추진 필요성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는 단순한 아이디어 수준이 아니라 정부 계획과 연계된 중장기 광역 인프라 사업이라는 의미다.
더욱이 광주와 화순의 생활권 통합은 이미 지역사회에서 오랫동안 논의돼 온 과제다. 출퇴근과 통학, 의료 이용, 관광·문화 교류가 활발한 만큼 철도 연결 필요성은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다시 말해 이번에 등장한 내용은 새로운 상상력이 아니라 기존 논의의 재탕에 가깝다. 오래전부터 논의된 지역 숙원사업을 마치 자신들만의 독창적 구상인 것처럼 내세우는 모습은 정책 발표라기보다 선거용 홍보 이벤트에 더 가까워 보인다.
결국 이번 공동 공약은 새로운 철도를 설계했다기보다 이미 그려진 노선도 위에 자신의 선거 로고를 붙인 것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달리고 있는 열차에 뒤늦게 올라탄 뒤 출발 벨을 자신이 눌렀다고 주장하는 모습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광주·화순 철도 연결 사업은 수천억 원 규모의 재원이 투입되는 대표적 국책사업이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국비 확보, 중앙정부 협의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방선거 후보의 기자회견 한 번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정부와 국회, 광역·기초지방정부가 긴밀하게 협력해야 비로소 현실화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임택·임지락 후보는 공동 논평에서 "광주·화순 철도 연결은 이재명 정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책임 있게 추진해야 할 과제"라며 "정부와 국회, 지방정부가 원팀이 되어야 실질적 성과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광주·화순 철도는 선거 현수막으로 연결되는 사업이 아니다. 정치적 수사보다 행정력과 집권 역량이 필요한 사업이다.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을 선거용으로 재포장하는 정치가 반복될수록 시민의 신뢰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신뢰를 잃은 정치는 결국 스스로 종착역에 멈춰 서게 된다.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