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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업계 환율 쇼크 직격탄

응급 수술 및 치료재료 수급 비상

박광선 기자 | ksparket@empal.com | 2008.12.20 10:58:01

[프라임경제]의료업계가 환율 쇼크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따라  응급 수술 및 치료재료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협회장 이성희)는 장기화되는 환율 고공행진 속에 국민 건강과 직결된 의료기기 산업이 악화일로에 있으며 이로 인해 빠른 시일 내에 정부의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경영난, 업체들의 줄도산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치료재료 공급 중단사태와 이에 따른 의료서비스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주축이 되고 있는 중소 수입 및 제조 업체들이 급격한 환율 상승으로 수입 판매의 타산성이 맞지 않고, 제조 생산을 위한 원자재 값 상승으로 더 이상 생산이 불가능한 지경에 있기 때문이다. 그 배경은 건강보험에서 정한 상한가격 내에서 대부분의 필수 치료재료가 거래되고 있는데 환율이 치솟으면서 치료재료의 수입과 제조가격이 정부가 정한 상한선을 넘어서게 된 것이다.

당장 치료재료 납품 가격이 맞지 않는다고 장기적 거래선인 병원에 공급을 중단할 수도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적자 공급을 감수하고 있으나 이미 일부 업체들에서는 환율이 900원대 초반이었던 올해 초와 비교해 1,500원대를 찍고 현재 1200~1300원대에 머물면서 불가피하게 공급을 중단하는 품목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공급 중단 위기를 맞고 있는 품목도 매우 다양해 인공관절, 인공수정체, 인공와우 등과 같이 몸에 삽입해 기능을 대체하는 치료재료와 심혈관 시술에 사용되는 카테터, 스텐트, 수술시에 사용하는 각종 마취재료, 수술재료와 소모품 등이 대부분 해당되고 있다. 

해당 업체들에서는 각 병원에 공급 중단을 알리는 공문을 보내거나 구두상으로 전달하여 현재 수급된 재고물량이 소진된 이후에는 더 이상 치료재료를 공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일부 대형 종합병원들은 필수 치료재료나 의료용소모품을 사재기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이와 같은 치료재료 공급차질의 심각성을 인식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송재성)은 이례적으로 지난 11월, 일부 치료재료 상한금액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건의서를 보건복지가족부에 제출한 바 있다. 그 밖에도 일선에서 가장 크게 문제의 시급성을 인식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회장 주수호), 대한정형외과개원의협의회(회장 백경열) 등도 정부에 강력하게 대책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소비재와 달리 국민의 건강, 생명과 직결되는 산업인만큼 정부 차원에서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지만 정작 관할 부처인 보건복지가족부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현재 업계가 바라는 점은 10년 전 IMF 외환 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환율 변동에 따른 탄력적인 상한금액 조정이다.

실제로 IMF 당시에 정부는 환율이 단기간에 대폭 상승하자 이례적으로 치료재료 가격을 일괄적으로 36.6% 인상하는 조정을 시행했다가 환율이 안정화에 접어들자 다시 가격을 인하 조정하는 등 탄력적으로 시행한 바 있다. 그 이후 현재까지 정부는 2000년 11월 1일 치료재료 상한금액고시 제도 도입 이후 총 1,700여 종에 달하는 치료재료의 금액을 실거래가 조사, 직권 조정, 환율안정 반영 등을 이유로 총 17여 회, 평균 년 2회씩 인하해왔다.

계속되는 치료재료 인하에 대한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IMF 때보다 훨씬 숨가쁘게 환율이 상승하고 원화가치가 대폭 하락한 현 상황에서 오히려 IMF 이전 가격으로 환원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

새 정부는 올해 초,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의 하나로 의료기기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의 일환으로 정부는 첨단 신약 및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의료산업분야의 글로벌 연구개발(R&D) 허브단지를 조성하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사업에 모두 5조 60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대대적으로 투자할 방침을 내보였다.

한쪽에서는 의료기기산업 육성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정부가 막상 환율상승으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는 업계의 어려움에는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한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금은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는 국책 사업에 앞서, 업계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환율 상승을 반영한 탄력적인 상한금액 관리와 같은 정부의 현실성 있는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진료현장에서 필수 불가결한 첨단 치료재료와 의료소모품의 공급중단으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환자들이 이중의 고통을 받기 전에 신속하고 슬기로운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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