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금융위기의 여파로 실물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보험 해약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그러나 보험 가입자가 실제 해약환급금으로 받는 돈은 보험료로 납부한 금액의 절반 가까이 손해 봐야 하는 현실은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해약하는 서민의 설움을 더하고 있다.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가 실제 운용되는 보험시스템의 실체를 알게 되면 더욱 화가 나는 해약환급금에 대해 집중 취재해봤다.
![]() |
||
| < 사진설명 = 위 특정 보험 상품은 본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 | ||
37세 김모씨는 최근 9개월간 가입돼 있던 보험을 해지했다. 암 보험 목적으로 매월 5만5,000원의 보험료로 지불하던 김모씨는 보험을 해약하러 들렀다가 자신이 납부했던 보험료 약 50만원에서 이것저것 차감하고 약 30만원을 돌려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어이가 없었다. 보험사에서는 어렵고 복잡한 보험 용어를 이용해 해약환급금이 왜 적은지 장황하게 김씨에세 설명했지만 이해하거나 납득하진 못한 채 결국 김씨는 절반 가까운 돈을 들고 나와야 했다.
◆ 보험사가 말 못하는 해약환급금 비밀
최근 김씨와 같이 금융위기의 여파로 실물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펀드, 저축을 시작으로 보험 계약을 해약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보험 해약의 경우 손실율이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최후에 해약을 결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경제 위기가 커지다보니 보험까지도 해약을 하기로 결정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보험계약 실효 및 해약 건수가 292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늘었다. 실효는 보험료 미납입 등으로 보험계약의 효력이 상실되는 것을 말하며 해약은 계약자의 의사에 따라 보험계약이 종료된 것을 말한다. 실효 및 해약건수 증가에 따라 환급금도 6조7,000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조원이나 늘었다.
보험 가입당시 보험 해약환급금은 30%에서 최고 50%까지 손해를 보게 된다는 설명을 그럴싸하게 하고 있지만 보험 소비자가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이를 두고 보험소비자협회(이하 보소협) 김미숙 대표는 보험 해약환급금에 대해 보험사 주주가 취하는 이익을 조금만 환원하면 해약환급금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보소협 김대표는 “보험사가 예정신계약비, 예정유지비, 예정수금비, 해당 월 위험 보험료, 순위험 보험료 등 다양한 이유를 들어 해약환급금이 낮을 수밖에 없음을 설명하고 원금기준 31.5%를 손해보게 만든다”며 “보험 소비자가 자세한 사항을 알 수 없도록 각종 사업비 명목으로 주주의 이익을 보장하며 소비자의 주머니를 털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 해약환급금은 소비자가 납부한 보험료에서 유지비, 수금비, 월 위험보험료와 순위험보험료, 그리고 예정 신계약비를 차감하는 것이다. 특히 예정 신계약비는 계약 후 바로 7년 동안의 사업비를 미리 사용하기 때문에 가입 후 1년 만에 해약을 한다고 하더라고 나머지 6년 동안의 사업비를 소비자가 지급해야 한다는 게 보험관계자의 설명이다. 때문에 해약환급금에서 이와 같은 사항을 제외하기 때문에 돈이 많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금융감독원은 설명한다.
예를 들어 보험 소비자가 가입을 할 때, 사망하면 1억원을 보장받는 종신보험을 20세가 80세로 만기로 하면 향후 60년간의 위험보험료를 미리 내는데 이것이 예정 신계약비에 해당된다. 위험보험료 6만2,000원, 사업비 30%, 1만8,000원으로 운용되는 것이 가장 적당하므로 소비자가 내는 돈은 9만원이 된다. 만약 해약을 하게 되더라도 6만2,000원에 월수를 곱해서 지급하면 되는 것인데 미리 예정 신계약비를 운용하기 때문에 해약을 하게 되면 6만2,000원의 두 세배의 가격을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김대표는 “해약환급금중 차감하는 예정신계약비가 보험료의 17배에 해당되는 1,774%에 해당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예정 신계약비의 7년 사업비를 모두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것은 부당한 이익인데 금융당국에선 이에 관한 규제를 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하며 해약환급금의 주주의 몫인 사업비를 줄여 해약환급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해약환급금, 금감원도 문제로 인정
금융감독원은 해약환급금의 문제로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인지해 이미 지난 2002년 말 보험계약자에게 보다 많은 해약환급금이 상향 지급될 수 있도록 표준해약환급금제도 개선을 추진해 2005년 한번 개정된 바 있었으나 여전히 적은 해약환급금으로 문제로 지적되고 있어 올해 안에 표준해약환급금 제도를 다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가 표준해약환급금제도 개선방안으로 추진했던 부분은 ▲ 예정사업비중 신계약비 한도를 조정하여 보험상품에 따라 해약환급금 수준이 지금보다 0.3%~11.6% 많이 지급 ▲ 보험회사별 또는 보험상품별로 달리 적용할 수 있는 신계약비 한도 계산방법도 일원화하여 신계약비 적용의 형평성을 제고 ▲ 표준책임준비금 적립 시 적용되는 표준이율에 대하여도 시장금리에 맞추어 자동적으로 산출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강구 등을 계획해서 추진한다.
김 대표는 “금융당국 역시 보험 해약환급금으로 보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보험사의 사업비 부분을 관여할 수 없으므로 해약환급금에 관련된 표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변화는 거의 제자리걸음”이라고 민영 보험사의 이익을 배제할 수 없는 금융당국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노력으로 올해 안에 다시 마무리 될 것이란 표준해약환급금제도가 보험 소비자의 해약 피해를 얼마나 줄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c) 프라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