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의류 홍보실에 다니는 회사원 백모(29세/서울)씨. 새벽 늦게까지 온종일 서서 돌아다니며 패션쇼를 준비하는 일이 연속이다. 언제부터인가 조금만 무리했다 싶으면 엄지발가락이 마치 바늘이 박힌 것처럼 쿡쿡 쑤시고 저렸다. 집에 오면 어김없이 족욕과 발 마사지로 통증을 가라앉히기 바빴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걷기가 힘들어지더니 회사 업무에 큰 지장을 받게 되었다. 참다못해 병원을 찾은 백씨는 진단 결과 무지외반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뾰족한 하이힐을 신는 여성, 특히 중년에게 많이 나타나
무지외반증은 여성 2명 중 1명은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각선미를 돋보이기 위해서 혹은 키를 커 보이게 하기 위해 아찔한 높이의 하이힐을 즐겨 신은 것이 화근이다. 백씨 역시 월급의 절반은 하이힐 구입에 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하이힐 마니아 이다. 일명 ‘여성의 자존심’ 이라 불리는 하이힐을 신고 걸을 경우 사람의 발은 체중의 3배에 해당하는 무게를 견뎌야 한다. 이 무게가 발바닥 전체에 고르게 분산되지 않고 높은 굽으로 인해 힘이 앞쪽으로 쏠리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무지외반증이란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는 질환으로 '버선발 기형' 혹은 ‘발레리나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발의 미용적인 측면도 중요하겠지만 무지외반증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차원이 아니라 고쳐야 하는 병으로 봐야 한다. 단순히 휘는 정도가 아니라 엄지발가락이 옆으로 비틀어지면서 뼈가 튀어나와 통증을 유발하는 진행성 질환이다.
특히 중년 여성의 발에서 심한 무지외반증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세월이 흐를수록 변형 각도가 점점 커지기에 적절한 시기의 치료가 중요하다. 뾰족한 신발 착용 등의 후천적 요인도 있지만 유연한 발, 평발, 마당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도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증세는 엄지발가락의 뿌리 부위에 물집이나 염증, 발바닥 앞쪽에 굳은살 등이 생기며 걷기가 불편할 정도로 아프다. 통증이 사라지더라도 엄지발가락의 변형은 계속 진행되는 것이 특징으로 심할 경우 엄지 발가락의 관절염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교정 깔창과 꽉 조이지 않는 치료용 신발, 스트레칭 등 보존적인 치료법도 있다. 하지만 치료 효과가 매우 미미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면 변형 각도 및 관절상태를 고려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 적 치료로는 엄지발가락 내측으로 튀어나온 뼈를 절제하는 방법, 일직선에 가까운 정렬로 잡아주는 방법이 있다.
수술 시 튀어나온 부분만 깎아 반듯하게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겉으로 볼 때 비슷하게 튀어나왔어도 환자마다 차이가 나며 실제 뼈 모양을 고려하여 가장 적당한 방법으로 ‘맞춤형 수술’을 해야 한다. 무지외반증 교정술은 발가락과 발 허리뼈 사이에 어긋나 있는 주변 구조를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족부 질환 전문의에게 시술을 받는 것이 좋다.
◈ 발가락이 휘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예방법
무지외반증을 예방하는 최고의 방법은 관절이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자신의 발 볼에 맞는 신발을 신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굽이 높고 앞이 뾰족한 신발은 가능한 신지 않는 것이 좋지만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여성들은 하이힐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굳이 신어야 한다면 볼이 넓은 단화와 교대로 신는 것이 좋다. 하이힐은 하루 6시간 이상은 신지 않도록 하고, 집에 오면 마사지, 족욕 및 발가락 스트레칭을 실시한다.
글_인천 힘찬병원 정형외과 정진원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