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세상에 지지 않는 꽃은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저마다 한 껏 자신의 빛깔로 맵시를 뽐내고 사랑을 받다가 어느 바람부는 날 조용히 낙하한다. 그런데 인간사와 다른 것은 떠날 때는 조용하게, 아무런 아쉬움이나 불만의 일성 없이 생을 마친다는 것이다.

떨어져서도 붉음을 결코 잃지 않는 신의의 꽃. ⓒ 강달수 기자
꽃의 이름 중에 숫자가 들어가는 이름이 많은 것도 그런 비슷한 연유 때문일 것이다. 백일홍, 천리향, 라일락, 백리향, 천리향, 만리향, 백량금, 천냥금, 만냥금 등
보통 봄꽃들은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나는 '경칩'이 지나서 피는 데, 동백은 그보다 훨씬 이전,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11월부터 피어나서 5월까지도 피는 꽃이다. 그사이 개나리, 진달래, 벚꽃, 목련,매화, 수선화 등 수많은 꽃들이 피었다가 진다.
참으로 천적도 없는 끈질긴 꽃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떨어져서도 절대로 그 붉은 기운을 잃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정체성을 지킨다. 요즘 세태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줏대도 없고 의리도 없고,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모든 걸 다 버려버리는 인류들이 많이 배우고 본받아야 할 꽃이다,
2009년에 등단한 권명해 시인의 '애기동백'시 한편이 생각난다. 권명해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발전위원을 역임한 적 있고 현재는 부산시인협회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시집으로 '입술이 입술에게' 외 2권이 있는 시인이다.
애기 동백
애기동백 눈이 온다
찬 바람 견디며 웃고 있는 눈발
세상은 어지럽고
깊어진 겨울에 무엇이 있는 지
사소한 일들 겨울 끝에서 떨고
결기의 끝에서 자라는
동박새의 겨울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