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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태 코레일유통 사장 "우리의 경쟁사는 넷플릭스"

청취경영 성과로 창사 후 최대 매출...민간기업과 복합문화공간 다양한 시도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4.05.02 11:06:34
[프라임경제] "우리의 경쟁사는 넷플릭스입니다. 넷플릭스가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혁신하면서 고객 경험을 극대화한 것처럼 철도역도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자고 합니다. 철도역에서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 공간 자체를 판매 목적이 아니라 고객들이 넷플릭스처럼 즐겁게 이용하고 좋은 경험을 얻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김영태 코레일유통 사장의 강조다. 

지난해 코레일유통 사장으로 취임한 김 사장은 "안 해본 것, 신선한 것"을 강조하며 코레일유통 경영에 새로운 혁신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청취책임자(CLO)로 통하는 김 사장은 현장 경영과 다양한 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코레일유통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공기업의 보수성을 넘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고객헌신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기업문화를 강조하며, 코레일유통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는 김영태 사장을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김영태 코레일유통 사장과의 질의응답. 

-코레일유통 취임 1년 소회

"월간 CLO라는 제목으로 직원들에게 편지를 씁니다. 월간지처럼 한달에 한번 발행하죠. 이번달까지 해서 열세통을 썼네요. 현장에서 발견한 특이점, 변화와 혁신에 대한 생각, 기업의 가치와 비전 공유 등을 위해서입니다. 근데 그런 거창한 이유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너와 나, 우리가 '연결'되었다는, 그 정도의 느낌을 가질 수 있으면 될 듯 해요. 답장도 꽤 오고, 문자도 옵니다." 

-청취경영을 강조하고 있고, CLO(청취책임자)로 불리기도 한다

"소통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됩니다.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고(만남),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청취),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대화), 뜻을 함께하고(결심), 공동의 목표를 위해 행동하는(실행) 등의 단계를 거칩니다.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게 듣는 겁니다. 듣는 일은 소극적인 것 같지만 가장 힘이 세요. 상대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건 소통 아닙니다, 연설이지.

김영태 코레일유통 대표이사. © 코레일유통


회의 방식도 바꿨습니다. 각 부서별 연간 업무보고에 부서원 모두가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회의 초반에는 다소 긴장하고 불편해하는 모습도 간혹 있었습니다만, 회의 말미에는 아주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과 팀, 조직 전체의 역할과 책임을 인식하게 되는  계기였다는 피드백이 많았습니다.

지난해 회사는 주요 회의에 주니어보드를 참석하도록 했습니다. 경영 상황 공유를 위해 경영성과 보고회의를 유튜브로 생중계하기도 했습니다. 전체를 조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올해도 한두번 더 해보려고 합니다."

-최근 철도 역사가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별 걸 다해"라는 말씀을 종종 듣습니다. 그런 말씀을 들으면 부듯합니다. 뭔가 한 것 같아요. 직원들이 좋아하는 캐치프레이즈가 '신선한 거 안 해본 거' 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시도하지 않았던 일들을 보다 나은 고객의 경험을 위해 시도하고 있습니다. 취임 이후 달라진 모습 중 하나입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고 매출액 달성 비결은

"우선 목표를 껑충 올렸습니다. 안 해본 것을 시도하고, 해본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혁신의 가장 큰 적은 개선입니다. 투입의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투입의 방법을 달리할 때 목표달성이 가능합니다. 새로운 달성 방안을 찾되, 위험을 감수하는 벤처스타일 경영입니다. 

고객이 코레일유통에 원하는 것은 이동과 관련한 '좋은 경험'입니다. 회사가 갖고 있는 자산과 인력의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 고객의 문제를 먼저, 빨리, 쉽게 해결해 드리는 게 핵심입니다. 이는 성공하는 벤처의 공통점이기도 합니다." 

-타기업과의 협업도 많이 늘었다고 들었다. 

"요즘은 혼자 하기 어렵습니다. 고객의 문제는 복합적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협업이 필수입니다. '동맹'이 필요해요. 동맹을 만드는 전략, 그 키워드는 '연결과 확장'입니다. 

김영태 사장은 청취경영자로 통한다. 이러한 청취경영을 통해 코레일유통 창사 이래 최대 매출로 이어졌다. = 배예진 기자


많은 기업, 지자체, 기관 등과 손을 잡았습니다. 회사가 가진 공간의 강점에 기술과 데이터를 결합해 고객의 문제에 한 발 더 다가가고자 합니다." 

-현재 추진 중이거나 조만간 공개되는 새로운 서비스는

"우리의 경쟁사는 넷플릭스입니다. 넷플릭스가 엔터테인먼트 혁신을 이룬 것처럼 철도 역사 공간도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는 복합문화공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최근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올 시즌 출정식을 공동개최했습니다. SK쉴더스와는 주요 철도 역사에 국민안심편의점을 함께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2024 코리아그랜드드세일 행사에 적극 참여했고, 우수참여기업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습니다. 5월에는 캐치티니핑 캐릭터로 유명한 SAMG엔터와 전시와 판매가 함께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의 협업을 통해 K-애니메이션을 활용한 복합문화공간도 선보일 겁니다. 중국, 동남아 등 관광객들이 보다 편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큐알코드 기반의 시스템을 하반기부터는 도입할 겁니다. 기술벤처 큐알뱅크와 제휴했습니다.“

-코레일유통의 방향성은?

"공익적인 부분을 살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전국으로 뻗어있고, 철길은 작은 도시들도 거치고 있죠. 소도시들이 소외 당하지 않도록 소도시 상품들을 철도역에서 소개할 예정입니다. 기차역이 서울, 부산역 같으면 매력 떨어지죠. 지역 특징 갖출 수 있고 판매 상품, 공간 구성 또한 지역색을 띌수 있도록 지역화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코레일유통은 철도 역사 공간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는 복합문화공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 코레일유통


또한 21세기는 모빌리티 혁명의 시대입니다. 그러면서 철도가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측면에서도 월등합니다. 모빌리티 허브 조건을 갖춘 철도역사는 이에 맞게 재구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한 콘텐츠 소프트웨어를 구성하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 코레일유통의 과제이자 숙제입니다."

-임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가치가 있다면

"실행입니다. 하지 말아야 할 이유 10가지에 주저앉지 말고, 해야 할 똘똘한 이유 한가지를 믿고 도전하는 겁니다. 실패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시도하는 것, 공기업의 보수성을 넘어 고객 헌신을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는 것, 이것이 기업문화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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