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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서 연 2억원 쪼개서 구매하면 관세·부가세 면제…정부 제제 논의

'언더밸류' 수법 따라서 증가…소비자도 모르게 탈세 혐의

배예진 기자 | byj2@newsprime.co.kr | 2024.04.01 10:18:07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한국대표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알리익스프레스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발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C-커머스(China+이커머스) 업계가 최근 들어 국내 온라인 유통 사업을 확장하면서 중국 판매자와 국내 소비자가 관세법 망을 피해 가는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 면세 한도를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난달 24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자상거래 물품 통관 건수는 2562만3000건으로 전년 동기(1642만6000건)보다 56% 가량 증가했다. 이 중 중국 해외 직구(직접 구매) 건수만 1783만3000건을 차지했다. 들어오는 물량만큼 관세를 피하기 위한 꼼수도 비례하게 증가했다.

국내 소비자는 하루 한 사이트에서 구매액이 150달러(약 20만원)를 넘기지 않으면 해외 직구 관세와 부가가치세가 둘 다 면제된다. 중국의 대표 C-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3곳으로 쪼개어 매일 150달러씩 450달러를 직구하면 월 1만3500달러까지 구매할 수 있다. 즉 연간 16만2000달러(약 2억1800만)의 물건을 소비자는 세금 한 푼도 내지 않고 직구할 수 있다. 이러한 '쪼개기' 직구 방법을 악용해 국내에서 되파는 일이 성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 판매자 쪽에서는 물품가를 실제 가격보다 낮춰서 수입가를 신고하는 '언더밸류'를 통해 세관의 눈을 속이고 있다. 가령 300달러로 신고된 중국산 로봇청소기 택배를 뜯어보면 450달러 기종으로 포장된 것처럼 말이다. 판매자가 물품가를 낮게 신고할수록 내야 할 관·부가세가 줄어들기 때문에, 관세 포탈 사례도 C-커머스 직구 건수 증가와 함께 늘고 있다.

2023년 언더밸류로 적발된 관세 포탈액만 약 139억원에 이른다. 심지어 이 수치도 세관 직원 34명이 전체 물량의 1%만 검사한 결과이다. 만일 세관에 의해 물품이 언더밸류로 적발되면 소비자는 영문도 모른 채 물건을 수령하지 못하게 된다. 또 소비자들이 개인통관고유번호(해외직구 시 필요한 개인 식별용 고유번호)를 이용하면서 탈세의 주체가 소비자가 되는 일도 발생한다.

관세 포탈액만큼 관세청 직원들의 업무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평택세관 관계자는 "지난해 8월부터 직원들 근무시간을 늘리면서 관련 특송 업체도 같이 시간을 늘렸다"며 "물량 수가 완만하게 증가하면 유연하게 대처할 텐데, 급격하게 상승하는 추세라 지금은 야근 교대팀을 꾸려서 24시간 세관을 운영 중이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관세 규정을 악용한 사례가 늘자, 기획재정부는 해외 직구 면세 제도 개편을 검토 중이다. 150달러 한도 금액을 조정하는 방식이 가장 유력하다고 전해진다. 하루로 정하는 것보다 연간 1000달러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적당하다는 의견이 많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시점에서 한도 금액 조정의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연 1000달러로 제한하는 것이 그나마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추후 미국의 면세액 한도 조정에 따라 한국도 따라서 다시 조정할 순간이 올 것"이라며 예상했다.

이어 "소비자 구매 한도를 정하는 것도 좋지만, 판매 후 문제 발생 시 시나리오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 것도 좋지만 시장 자유경쟁에 맡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C-커머스의 대표주자 알리익스프레스의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의 제도 개편 소식을 접하고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쿠팡·큐텐 등)과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을 비교하며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말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며 "직구로 수입·판매하는 국내 사업자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간의 대결로 보는 것이 더 맞다"고 누굴 위한 면세 한도 조정인지 의아해했다.

해외에서도 C-커머스 구매 사례가 증가하면서 규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2016년 직구 면세 한도를 200달러에서 800달러로 올렸지만, 지난해 6월 공화당 소속 빌 캐시디 의원이 다시 면세 한도를 200달러로 낮추는 법안이 발의했다. 유럽연합의 경우 150유로 이하로 온라인 직구를 하는 경우, 관세는 부과하지 않지만, 부가세는 부과하고 있다.

한편 초저가 공세로 국내 시장을 선점한 알리익스프레스는 사업 확장에 더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3월14일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 알리바바가 한국 정부에 제출한 사업 계획서에 따르면 향후 3년간 알리바바는 11억달러(약 1조4766억원)를 국내에 투자한다. 투자금으로 알리바바는 올해 안으로 국내에 18만㎡(약 5만4450평) 규모의 통합물류센터(풀필먼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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